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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대폭락 직전 단계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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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대폭락 직전 단계까지 왔다”

입력
2018.02.04 14:3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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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연구원 ‘신용 사이클 모델’ 적용

작년 도취 단계 이어 금융 경색

“17세기 네덜란드 튤립공황 유사”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국내외 규제 강화로 가상화폐 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대장격인 비트코인이 ‘대폭락’ 직전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은 4일 ‘비트코인 가격급락 현상과 가상통화 생태계’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이 대폭락 전의 금융경색 단계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경제학자 하이먼 민스키가 창안한 ‘신용 사이클 모델’을 적용한 결과다. 이 모델에 따르면 통상 거품은 생성과 붕괴 과정에서 ‘대체→호황→도취→금융경색→대폭락’의 다섯 단계를 거친다.

대체 단계는 철도나 컴퓨터, 블록체인처럼 앞선 기술이 신기술로 바뀌는 기술발전이 등장할 때를 의미한다. 이후 많은 투자자가 진입하며 호황과 도취 단계로 이어진다. 투자자들이 ‘나만 뒤처질 수 없다’는 조바심과 ‘더 높은 가격에 되팔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매입에 나서는 게 도취 단계다. 금융연구원은 비트코인의 경우 이미 지난해 11월 도취 단계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비트코인 가격은 당시 1,000만원을 돌파한 뒤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고 작년 12월에는 2,000만원마저 넘어서며 폭주했다. 이광상 금융연구원 연구원은 “이런 추세는 바보가 자산의 시장가격이 고평가된 것을 알면서도 더 우매한 바보가 구입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그 자산을 구입한다는 ‘더 큰 바보 이론’의 속성과 같다”고 설명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지난달 6일 2,598만원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후 우리 정부와 중국, 인도 등 세계 각국이 규제를 강화하며 상승세가 꺾였다. 지난 2일에는 한 때 768만원까지 곤두박질쳤다. 이는 최고점 대비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보고서가 투자를 통해 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줄고 보유한 상품을 매각하는 금융경색 단계에 진입했다고 보는 이유다. 다만 비트코인 가격은 4일 오후 2시 기준 960만원대로 반등한 상태다. 이 연구원은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가격 반등을 기대할 수도 있지만 이런 흐름이 얼마나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특히 가상화폐가 지급결제수단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믿을만한 가치저장수단도 아닌 것으로 판명될 경우 신용경색 단계를 넘어 대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 튤립 가격이 1개월만에 40배나 폭등했다 법원에서 재산적 가치가 없다는 판결이 나오자 순식간에 버블이 꺼진 것과 같은 흐름이 되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미국의 투자자문회사 ‘콘보이인베스트먼트’의 창업자인 하워드 왕도 최근 “역사적으로 버블이 발생한 대부분의 자산은 그 가치가 최고가에서 80%나 떨어지곤 했다”며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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