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ㆍ광역시 1위 – 서울

학교 앞 대각선 횡단보도 설치 등 주민이 의제 정해 해결 가능케
박원순 시장 “사람 중심 시대… 일상 행복 찾아주는 게 행정”
서울 양천구 신월5동 최성덕 동장이 지난해 12월 지역 내 독거 노인을 방문해 안부를 확인하고 있다. 신월5동주민센터 제공

“어떤 할아버지가 바퀴벌레가 들끓는 집에 혼자 살고 있다는데 한 번 가봐야 할 것 같은데….”

지난해 5월, 서울 양천구 신월5동의 반장 중 한 명이 동주민센터로 전화를 걸어왔다. 동네 주민이 전하기를 층간 소음이 너무 심해 위층에 올라가 보니 주거 환경이 상당히 열악해 도움이 필요한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1시간 뒤, 해당 장소로 출동한 주민센터 직원들이 목격한 모습은 상상 이상이었다. 온 집안에 바퀴벌레가 우글거렸고 곳곳에 악취가 진동했다. 냉장고, 세탁기, 밥솥 등 살림살이는 쓸 수 있는 게 없었다. 층간 소음의 원인은 청각장애를 앓고 있는 집 주인이 한껏 올린 TV 볼륨 탓이었다. 직원들은 연락이 끊긴 아들을 수소문하는 등 급히 수습에 나섰다. 지역 복지관과 연계해 도배까지 새로 하는 대청소를 실시했고 이후에는 동네 주민인 공공 근로자와 함께 정기적으로 자택을 방문하며 안부를 살폈다.

안신영 신월5동주민센터 사회복지사는 “평소 ‘찾동(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사업으로 통장, 반장들과 주민센터 직원들의 네트워크가 잘 형성돼 신속한 개입이 가능했던 사례”라고 말했다.

서울시의 행정서비스는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 맞춤형 중심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찾아가는 복지 행정’을 표방하는 ‘찾동’ 사업이 대표적이다. 앉아서 도움 요청이 오기를 기다리는 대신 동주민센터의 복지플래너와 방문간호사가 위기 가구를 찾아가 필요한 건강 상담과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올해로 4년 차를 맞는 ‘찾동’은 올해 5월까지 60개 동이 더 참가해 24개 자치구의 총 402개 동으로 확대된다.

‘찾동’ 사업은 비단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 발굴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주민들이 직접 의제를 결정하고 해결하는 ‘주민 자치’ 사업도 ‘찾동’의 중요한 한 축이다. 서대문구 북가좌1동 주민센터의 경우 녹색어머니회와 함께 북가좌초등학교 사거리에 대각선 횡단보도를 설치하기로 하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학생들의 교통사고 위험이 높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주민들이 여러 차례 머리를 맞댄 결과였다.

주민들의 건의로 올해 3월 대각선 횡단보도가 들어서는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초등학교 사거리 전경. 서대문구 제공

여러 조사 결과를 들여다 보면 시민들이 만족하는 행정서비스는 거창한 것이라기 보다는 누구나 쉽게 경험할 수 있는 보편적인 것이 많다. 지난해 서울시민 12만1,929명이 뽑은 최고의 시책은 공공자전거 ‘따릉이’였다. 그 뒤를 이은 건 지저분한 학교 화장실을 깨끗이 정비하는 ‘꾸미고 꿈꾸는 학교 화장실, 함께 꿈’ 프로젝트다. 이와 함께 서울형 미세먼지 10대 대책(5위)이나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8위)과 같이 대체로 실생활과 밀접한 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호응도가 높았다. 재작년(2016년) 1위는 심야 시간대 같은 방향으로 가는 승객 10~13인을 태우는 ‘콜버스’였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는 복지 예산을 두 배 늘려 지난 6년 동안 시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바꾸는 일에 투자했다”며 “팽창적 개발과 토건의 시대에서 사람 중심 시대로의 전환이 시대적 흐름과 맞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또 “결국 각각의 시민이 보통의 삶, 평범한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일상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것이 행정의 역할이고 정치의 본분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 1번 출구에 위치한 공공자전거 '따릉이' 대여소의 모습. 시민들은 지하철역, 버스 정류장 등 시내 1,028곳에서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따릉이를 대여할 수 있다.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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