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 개정 강행 안돼”
“청년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뼈 있는 인사말로 긴장 팽팽
사회적대화 기구 개편 등 진전
최저임금 등 험난한 앞길 예고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에스타워에서 열린 노사정위원회 대표자 회의에 앞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 촬영을 위해 손을 잡고 있다. 왼쪽부터 문성현 노사정위원장, 박병원 경총 회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류효진 기자

31일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대회의실. 노사정 대표자들이 무려 8년 2개월여만에 한 자리에 모인 역사적인 재회의 자리는 그러나 설렘 못지않게 앞날을 낙관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교차했다.

문성현 노사정위원장,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박병원 한국경영차총협회(경총) 회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상의) 회장, 김영주 고용노동부장관 등 이날 회의에 참석한 노사정 대표들은 서로 자극할만한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가 역력했지만 이미 각자 공언했던 극명한 입장 차까지 숨길 수는 없었다. “노동계가 반대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을 강행하고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모처럼 열린 사회적 대화에 국회와 정부가 찬물을 끼얹으면 안 된다.” 노동계를 대표한 김주영 위원장의 ‘뼈’ 있는 인사말이 끝나자 재계 대표인 박병원 회장은 “일단 청년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춰 성과를 낸 다음 다른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받았다. 박병원 회장은 노동계가 주장하는 근로시간 단축 및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반대가 일자리 창출을 크게 저해한다고 줄곧 주장해 왔다.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지만 그래도 적잖은 진전은 있었다. 2009년 11월 복수노조 및 전임자 문제로 대표자회의를 박차고 나갔던 민주노총이 문재인 대통령과 문성현 위원장의 적극적인 ‘구애’ 끝에 대화에 복귀한 만큼 논의를 활성화 해야 한다는 데는 노사정 모두 공감대를 이뤘다. 노사정 대표는 이날 회의 직후 ▦노사정위 정상화를 위한 사회적 대화기구 개편 방안 ▦업종별 협의회 설치ㆍ운영 ▦추가 의제 선정 등에 관한 사항을 향후 회의에서 논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논의 체계 개편 전이라도 조선ㆍ자동차ㆍ금융ㆍ보건의료 등의 업종별 협의회를 대표자 회의 아래에 두고 개별 노사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를 진행한다는 데 합의했다. 문성현 위원장은 “양대노총과 마찬가지로 상의나 경총도 조속히 다음 대표자회의를 개최하자는 데 적극적인 의견을 보였다“며 “2월 중에 열릴 가능성이 있는데 실무 회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2월에 국회의 근로기준법 개정 및 정부의 상여금 포함 등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이 예고된 상황에서 앞길이 순탄할 것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그간 상황이 바뀌면 대표자 회의 참여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혀왔던 김명환 위원장도 이날 “근로기준법 및 최저임금 문제가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실제 양대노총 위원장은 2월 1일 임시국회 개회에 맞춰 국회 앞에서 근로기준법ㆍ최저임금법 개악 저지 투쟁 결의대회를 함께 주최하는 등 상황에 따른 공동 대응을 긴밀하게 협의 중이다. 때문에 이날 회의장 밖에서 대기 중이던 실무진들 사이에서는 “오늘 회의가 사실상 마지막이 되는 게 아니냐”는 극단적인 우려까지도 흘러 나왔다. 노사정위 관계자는 “근로기준법이나 최저임금은 국회나 최임위가 다룰 문제지만 노동계가 연계 지어 대표자회의를 불참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래도 사회적 대화는 이런 현안과 무관하게 지속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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