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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차 낙마 미스터리’…아그레망 후 지명 철회 극히 이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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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차 낙마 미스터리’…아그레망 후 지명 철회 극히 이례적

입력
2018.01.31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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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주한 미 대사직 더는 고려 안 해, 새 후보자 물색”

“대북 제한적 군사 타격 반대 등 정책 이견 탓”

“검증 과정에서 뒤늦게 문제 발견”

낙마 배경 두고 추측 무성

빅터 차 주한 미국대사 내정자. 연합뉴스
빅터 차 주한 미국대사 내정자. 연합뉴스

주한 미 대사로 내정됐던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가 낙마했다고 워싱턴포스트와 로이터통신 등이 30일(현지 시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한국에 아그레망(임명동의)를 신청해 이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진 상태에서 지명을 철회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경우여서 그 배경을 두고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정부 고위관계자는 “백악관이 다른 후보자를 물색하고 있다”면서 “가능한 빨리 적절한 후보자를 찾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도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빅터 차가 더 이상 주한 미 대사직으로 고려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WP는 특히 이 사안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12월 말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개인적인 이견을 표명한 뒤 더는 지명될 것으로 기대할 수 없게 됐다”며 정책적 이견이 낙마 요인일 수 있다고 전했다. 빅터 차 석좌가 백악관이 검토하고 있는 제한적 대북 타격인, 일명 ‘코피(bloody nose) 전략’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고 트럼프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위협하는 데 대해서도 반대했다고 WP는 전했다.

그러나 또 다른 소식통은 “후보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제기돼 그가 더 이상 대사 직위를 맡기 어렵다는 결론이 내려졌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정책적 이견이 아니라 신상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오바마 정부에서 일했던 한 전직 관료는 WP에 “상대국의 임명 동의까지 받은 뒤에 뒤늦게 검증 문제가 제기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고 말했다. 빅터 차 석좌는 지난해 여름부터 지명설이 돌아던 터라 그간에도 오랜 검증 과정을 거쳤다. 이 때문에 주한 미 대사 자리가 지난해 1월 마크 리퍼트 전 대사가 이임한 이후 1년 이상 마크 내퍼 대리 대사 체제로 이어져왔다.

빅터 차 석좌의 낙마 이유가 실제 정책적 이견 탓이라면 백악관이 대북 군사옵션 실행을 상당한 수준에서 검토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보좌관으로 일한 빅터 차 석좌는 대북 문제에서 원칙론을 주장해온 매파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워싱턴 외교가에서도 “빅터 차 석좌가 충분한 매파인데, 백악관이 그 보다 더 강경한 매파를 찾는다는 뜻이냐”며 “극히 우려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빅터 차 석좌가 지난 여름 후보자로 거론될 때부터 외부 접촉을 피하거나 공식 석상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개인 의견을 거의 표명하지 않는 등 극히 조심해왔던 터라 정책적 이견 때문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빅터 차 석좌가 최고의 한반도 전문가에 속하긴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치적 인연은 없어 정치적 파워 게임에서 밀린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없지 않다. 백악관은 새 주한 미 대사 후보로 정치인 출신을 검증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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