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들 망라된 블랙리스트에 발끈, 추가 대응엔 신중
미 재무부 “가까운 미래에 추가 제재 가할 것” 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향후 제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 푸틴 대통령 측근의 명단을 공개한 이른바 ‘크렘린 보고서’에 대해 사실상 러시아 국민 전체를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지지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미국 정부가 작성한 블랙리스트에 대해 “본질적으로, 우리 모두 1억4,600만 명 모두가 명단에 올랐다”고 말했다.

전날 미국 재무부는 푸틴 대통령과 연계된 러시아 고위 관료와 국영기업 지도부 등 정치인 114명과 올리가르히(신흥재벌) 96명 등 정•재계 특권층 210명의 소득원과 부패 문제 등을 다룬 크렘린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서명한 일명 ‘러시아•이란•북한 제재 패키지법(Countering America’s Adversaries Through Sanctions Act, CAATSA)’ 규정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 2016년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에 대한 보복 차원의 성격이 짙다.

푸틴 대통령은 일단 추가 대응에는 신중한 반응이다. 그는 “우리는 미국과의 관계를 축소하는 데 관심이 없다. 우리는 문제를 일으키거나 관계를 악화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국제법에 기반을 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본인의 이름이 이 명단에 오르지 않아 “기분이 상했다”고 농담을 하면서 “개가 짖어도 마차는 간다”(the dogs bark but the caravan goes on)며 이번 보고서의 의미를 깎아 내렸다고 AFP는 전했다.

한편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크렘린 보고서와 관련해 가까운 미래에 추가 제재가 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미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연기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자 “우리는 (대러 제재를) 포기하거나 연기하지 않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해당 부서가 이미 관련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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