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책으로 교육 여건 악화”
대교협, 대폭적 재정 지원 촉구

장호성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이 30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2018년 정기 총회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대학 총장들이 벌써 10년 가까이 반강제적으로 묶여온 등록금 정책에 일제히 반기를 들고 나섰다. 이른바 ‘반값 등록금’ 정책에 따른 교육여건의 급격한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의 대폭적인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집단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전국 4년제 대학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30일 2018년도 정기총회를 열고 정부의 고등교육 재정지원 확대를 공식 촉구했다. 장호성(단국대 총장) 대교협 회장은 이 자리에서 “그동안 대학은 학생 부담을 줄일 목적으로 등록금 동결ㆍ인하, 장학금 확대 등 정부정책에 부응해 왔지만 그 결과, 재정은 한계 상황에 이르고 국제 경쟁력이 더욱 떨어지는 위기를 맞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도 이날 임시총회에서 채택한 결의문을 통해 “수년째 이어진 등록금 동결로 고등교육의 질 저하가 가시화하고 있다. 사립대에 일반 재정 지원이 가능하도록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값 등록금 정책 기조를 당장 되돌리기 어려운 만큼 정부가 직접 나서 대학들의 부족한 투자 재원을 메워 달라고 일제히 포문을 연 것이다.

대학들은 등록금 동결ㆍ인하를 재정난을 부추긴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학생 1인당 장학금 수혜액(2016년 기준)도 2011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해 등록금 수입의 절반을 차지하는 탓에 재정 악화를 부채질했다고 항변한다.

대학들은 매년 2조8,000억원씩 5년간 14조원을 추가 투자해 줄 것을 정부와 국회에 건의할 방침이다. 이 정도는 돼야 현재 34% 수준인 고등교육 공교육비 공공투자 비중을 OECD 평균(70%)에 맞출 수 있다는 계산이다. 대교협 관계자는 “입학금 폐지 역시 사립대의 경우 9.2%의 등록금 인하 효과를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수조 원에 달하는 적립금은 내버려 둔 채 세금으로 대학 운영ㆍ투자 자금을 보충하겠다는 발상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반론도 여전하다. 줄기는 했다고 하나 2016년 기준, 전국 144개 4년제 사립대가 보유한 누적 적립금 총액은 8조원이 넘고, 1,000억원 이상 현금을 쟁여 둔 학교도 18곳이나 된다. 임희성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등록금은 학생들이 배움의 대가로 지불한 돈인데, 해당 비용이 당해 쓰여지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대학들이 교육투자에 들어간 적립금 용처를 명확히 밝히고 정부에 지원을 요청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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