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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문 막내 하이닉스 “6년 만에 대장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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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문 막내 하이닉스 “6년 만에 대장 됐어요”

입력
2018.01.29 18:0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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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주인 없는 회사 신세

2012년 SK 인수 당시에도

성공 가능성에 물음표

현재는 영업이익 텔레콤 9배

주 52시간 근무 등 첫 적용

최태원의 전략 전진기지로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에 올라타 지난해 13조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불과 6년 전까지만 해도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운 기업이었다. 1983년 출발한 현대전자산업이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9년 LG반도체를 흡수 합병한지 2년만인 2001년 유동성 위기로 현대그룹에서 떨어져 나오며 채권단 관리를 받는 풍파를 겪었다. 이후 무려 10년간 주인 없는 회사로 앞이 안 보이는 고난의 행군을 해야 했다.

2012년 2월 SK텔레콤이 하이닉스의 주식인수 대금을 완납했을 때만 해도 업계에서는 “잘 될 수 있을까”란 물음표가 따라붙었다. 결과적으로는 기우였다. SK하이닉스는 불과 6년 만에 SK그룹 내에서 독보적인 현금 창출원으로 성장했다. 나아가 SK그룹 전체의 변화를 선도하는 막중한 책임까지 짊어졌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그룹 내 위상 변화는 최근 SK가 최태원 회장의 경영철학을 반영해 추진하는 주요 전략을 하이닉스부터 적용하는 데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SK하이닉스는 다음달부터 SK 계열사 중 처음으로 주당 최대 52시간 근무제 시범운영에 들어간다. 3월에는 ‘하루 4시간 이상, 주 40시간 근무’란 기본 틀 안에서 몰입이 가능한 최적 근무시간대를 정하는 유연근무제를 전사적으로 적용하고, 각각 다섯 단계인 사무직과 생산직 호칭도 하나로 통합할 계획이다.

SK그룹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도 SK하이닉스가 선두에 섰다. 최근 임원급 조직으로 신설한 지속경영추진담당은 기업 활동의 사회적 가치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지표 도출에 착수했다. 주 52시간 근무나 사회적 가치 창출 등은 처음 시도하는 SK하이닉스가 성과를 내면 다른 계열사로 확대되는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SK그룹 체질을 바꾸고 있는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SK그룹 체질을 바꾸고 있는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그룹에 편입된 지 6년밖에 안 됐고 지주회사인 SK에는 손자회사의 위치에 있지만, SK하이닉스가 SK의 변화를 선도하는 것은 ‘몸집’이나 ‘성적표’를 볼 때 조금도 어색하지 않다. SK하이닉스는 국내 약 2만3,000명을 포함해 전 세계 임직원이 2만8,000여명으로 그룹 내 기업 중 최대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모회사인 SK텔레콤의 9배에 이르고, 2위인 SK이노베이션보다 4배가 많다. 실적이나 위상 면에서는 명실상부 그룹 내 ‘원 톱’이다.

SK하이닉스의 그룹 내 위상 변화는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는 ‘딥 체인지(근원적 변화)’와도 밀접히 관련돼 있다. 딥 체인지를 현실에서 보여준 게 SK하이닉스라는 의미다. 최 회장이 강조하는 딥 체인지는 기존의 틀을 깨고 추구하는 파격적인 혁신이다. 최 회장은 주변의 만류에도 전망이 불투명했던 SK하이닉스 인수에 3조3,000억원을 베팅했고, 그룹의 주력 사업을 반도체로 바꾸는 체질개선에 성공한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소위 굴러온 돌이 6년 만에 그룹 내 최대 기업으로 발돋움한 것은 국내 기업사에서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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