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광주 청년드림사업
기업, 공공기관 등 선택 후
4개월간 매주 25시간 일 해
구직 교육-상담 등 도와 주고
생활임금 적용한 급여도
지난해 12월 29일 오후 광주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청년드림사업 2기 드림팀 성과 공유회에서 참석자들이 사업참여를 통해 느낀 점과 바라는 것 등을 스케치북에 써서 들어보이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광주지역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 ㈜탑인프라의 7개월차 신입사원인 허경만(27)씨는 지난해 6월 19일을 결코 잊지 못한다. 대학 졸업 후 건축기사 1급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를 하며 5개월째 이어가던 취준생의 생활을 접고 취업의 꿈을 이룬 날이기 때문이다. 광주시가 미취업 청년(만 19~34세)들에게 4개월간 매주 25시간씩 사업장과 기관 등에서 일을 경험하게 하면서 광주시 생활임금(시간 당 8,410원)을 적용한 급여를 주는 ‘광주청년드림(Dream)사업’에 참여해 건축현장 등에서 업무 경험을 쌓은 지 한 달 만이었다.

허씨의 남다른 성실성과 능력을 눈여겨봤던 탑인프라 측이 “우리 회사에서 더 일을 해볼 생각이 있느냐”고 정규직 채용을 제안했고, 허씨가 이에 두 말도 하지 않고 화답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허씨는 그토록 바라던 건축기사 1급 자격증까지 땄다. 허씨는 “일 경험과 자기계발을 병행하는 청년드림사업은 청년 구직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콕 집어 주는 점이 좋다”며 “취준생들만 보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이 사업에 참여하라고 얘기하는 버릇이 생겼다”고 웃었다.

지난해 12월 29일 오후 광주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청년드림사업 2기 드림팀 성과 공유회에서 한 참석자가 자신의 경험담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광주청년드림사업은 2014년 9월 전국 최초로 청년 전담 부서를 신설하며 일찌감치 청년정책에 눈을 떴던 광주시가 일궈낸 성과물 중 하나다. 3년 노력 끝에 지난해 3월 시행된 이 사업의 초점은 정부 청년일자리 정책의 빈틈을 청년 중심의 일자리 접근방식으로 해결하려는 데 맞춰져 있다. 단순히 구직자와 사업장을 연계만 해주고 끝내는 기존 청년일자리 방식과 달리 참여자들이 진로 상담과 교육, 일 경험을 병행하도록 한 것이다.

실제 시는 참여자들이 기업형과 공공기관형, 사회복지형, 사회적경제형, 청년활동형으로 세분화한 사업장에서 직접 일을 하면서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모색하고, 근무 외 시간엔 자격증 취득 등 구직활동에 필요한 교육과 개인 역량 강화 시간을 갖도록 보장해 줬다. 여기에 유형별로 청년드림 매니저를 둬 취준생들이 주거와 부채, 심리 등 생활전반에 걸친 문제들을 상담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했다.

청년 구직자들이 스스로 원하는 일 경험을 선택하고 교육과 상담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해주자, 그 효과는 취업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1기(5~8월)와 2기(9~12월) 청년드림사업에 참여한 280명(1기 당 140명) 중 31% 가량이 직무역량 등을 인정받아 정규직으로 채용됐다. 특히 이 사업이 청년 구직자들의 심리적인 면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남대 여성연구소가 1기 사업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참여자 특성을 분석했는데, 참여자들이 ‘사회로부터 지지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등 심리적 안정감(5점 만점 중 4.95점)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철승 광주시청년정책과장은 “기업체의 구인 기준과 청년 취업자의 눈높이가 맞지 않아 발생하는 청년일자리 미스매치의 해법을 청년드림사업을 통해 찾아냈다”며 “앞으로는 청년드림사업을 통해 취업한 청년들에 대한 사후 관리를 한층 강화하고, 지역 기업에 대한 정보 제공이 청년의 눈높이와 불일치 한다는 의견도 있는 만큼 올해 사업엔 청년에게 필요한 기업ㆍ기관 데이터를 모아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광주=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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