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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팀인데… 따로 훈련하는 팀추월

입력
2018.01.25 20:46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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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일주일에 한 두차례 함께 훈련”

한국 남자 팀 추월의 김민석(왼쪽부터)-이승훈-정재원. AP 연합뉴스
한국 남자 팀 추월의 김민석(왼쪽부터)-이승훈-정재원. AP 연합뉴스

함께 달려야 할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남자 팀추월 대표팀이 따로 흩어져 훈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훈(29), 김민석(19), 정재원(17)으로 이뤄진 남자 팀추월 대표팀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바라볼 수 있는 전력이다. 2017~18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4차 대회 월드컵 랭킹 포인트는 180점을 획득해 노르웨이(195점), 뉴질랜드(180점), 이탈리아(185점)에 이어 4위다.

유력한 메달 후보 종목임에도 선수들이 따로 떨어져 훈련을 하고 있어 전력 약화가 우려된다. 한 빙상계 관계자는 25일 “매스스타트 종목에도 출전하는 이승훈과 정재원이 한국체대 빙상장에서 훈련을 하고, 김민석은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승훈의 매스스타트 금메달 가능성이 높자 매스스타트 훈련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밝혔다.

평창동계올림픽에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매스스타트는 쇼트트랙과 경기 방식이 비슷하다. 매스스타트는 여러 명의 선수가 지정된 레인 없이 400m 트랙을 16바퀴 돌아 빨리 결승선을 통과하는 선수가 우승하는 종목이다. 같은 국가에서 두 명이 출전하면 팀 플레이를 이뤄 한 명이 앞에서 레이스를 주도한 다음 뒤에서 힘을 비축한 다른 한 명이 레이스 후반 스퍼트를 올려 치고 나가는 작전을 주로 쓴다. 우리 대표팀은 정재원이 치고 나가면 쇼트트랙 출신 이승훈이 마지막에 스퍼트를 해 금메달을 목에 거는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다.

이승훈과 정재원이 한국체대 빙상장에서 쇼트트랙을 타며 매스스타트에 집중하면서 자연스럽게 김민석은 이들과 떨어지게 됐다. 또 팀추월 훈련도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팀추월은 3명의 선수가 번갈아 선두로 나서야 하는 만큼 호흡이 잘 맞아야 한다. 엇박자가 나면 지난해 강릉에서 열린 세계스피드선수권대회 당시 이승훈이 달리다가 넘어지는 것처럼 사고가 날 수 있다.

이에 대해 백철기 대표팀 감독은 “일주일에 한 두 번 정도는 태릉에서 팀추월 훈련을 한다. 최근 강릉 합동훈련에서도 두 차례 호흡을 맞췄다”고 해명했다. 국가대표 선수가 태릉이 아닌 한국체대에서 훈련하는 것에 대해선 “펜스 등 안전 문제도 있고, 선수마다 개인별 훈련 프로그램이 따로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훈과 정재훈은 매스스타트, 김민석은 1,500m 개인 종목이 있기 때문에 훈련 방식도 다를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대표팀으로선 성적을 내기 위해 효율적인 맞춤형 훈련을 하는 것이 당연하고, 과거에도 그랬다. 하지만 매일 서로 호흡을 맞춰도 모자랄 시기인데, 일주일에 한 두 번 훈련을 하는 것으로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 빙상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2006 토리노올림픽을 준비할 때는 쇼트트랙에서 파벌에 따라 훈련을 따로 실시했던 과거도 있다. 또 다른 빙상계 관계자는 “개인의 금메달 때문에 팀 코리아를 내세운 단체 종목은 뒷전이 됐다”고 지적했다.

우리 대표팀은 현재 여자 팀추월도 와해됐다. 지난 23일에 드러난 팀추월 대표팀 노선영의 평창올림픽 출전 무산은 연맹의 행정 착오에서 일어났다. 연맹은 팀 추월에 출전하는 선수는 모두 개인 종목 출전권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ISU의 규정을 숙지하지 못해 노선영의 올림픽 불발을 초래했다. 연맹은 “지난 10월 ISU 관계자로부터 ‘기준 기록만 통과하면 된다’는 잘못된 답변을 받았다”며 ISU에 책임을 떠넘길 뿐 노선영의 상처는 감싸주지 않고 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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