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생활
배추 지음
파로데이아 발행ㆍ194쪽ㆍ1만5,000원

‘바른생활.’ 복고 감성 충만한 표지엔 네 글자가 전부다. 옛 교과서 바른생활 패러디를 표방한 책은 내용구성, 일러스트까지 1980-90년대 교과서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그러나 아날로그 촉감에 홀려 추억여행을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바른생활’엔 이 시대 어른들이 뜨끔해 할 문제의식이 가득 담겨있다. 남북문제, 페미니즘, 다문화 가정 등 다소 무거운 주제를 아빠와 딸의 일상적인 토론으로 쉽게 풀어낸다. 틀에 갇혀 새로운 사회를 이해하지 못하는 아빠와 순진함으로 모순투성이 세상을 지적하는 딸의 대화는 여러 생각거리를 던진다. 나라 문제는 걱정 말고 공부만 하라는 아빠에게 수학여행을 앞둔 딸은 이렇게 되묻는다. “만약 배가 침몰하면 나 어떻게 해? 국가가 구해줄 거라 믿고 그냥 배 안에 가만히 있으면 되지?“ 한 장이 끝날 때마다 대여섯 개 질문으로 구성된 ‘공부할 내용’을 풀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막힘 없이 정답을 고른다면 당신은 ‘꼰대’일 가능성이 크다. ‘내가 진짜 어른인가’를 되짚어 볼 수 있는 책이다.

박혜인(중앙대 정치국제학 4)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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