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열 신임 예술감독 각오 밝혀
“소홀했던 창작 신작 개발하고
현장과의 소통 강화에 노력”
이성열 국립극단 신임 예술감독. 국립극단 제공

“지난 몇 년 간 연극은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가장 큰 피해자이기도 했습니다. 우리에게는 상처 치유와 함께 새로 딛고 나아갈 개혁이 필요합니다.”

2010년 재단법인화 후 국립극단의 세 번째 수장으로 취임한 이성열(56) 예술감독은 국립극단이 앞으로 지향할 키워드로 “성찰과 개혁”을 꼽았다. 24일 서울 서계동 국립극단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예술감독은 “재작년 촛불을 겪으며 격변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국립극단도 시대에 발맞춰 우리 시대 이야기와 문제점을 담아내는 걸 가장 큰 목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30여년 간 민간 극단에서 작품을 만들어 온 이 예술감독에게도 ‘검열’은 피부에 와 닿은 경험이었다. 그는 “특히 2015, 2016년은 제작환경의 변화로 인해 어려움이 많았다. 거의 모든 것에 명령이 있었다”고 했다. 국립극단은 더욱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 부녀를 풍자한 박근형 연출가의 ‘개구리’를 공연한 후 박 연출가가 각종 정부 지원에서 제외되는 등 국립극단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예술감독은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극장이 어느 사람의 경향에 맞춰 운영돼야 하는지는 쉽지 않은 문제”라며 “계속 고민하고 논의하며 올바른 방향을 찾아가겠다”고 했다. 그는 “가장 선진적인 형태는 어떤 의견이든 다 표현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열 국립극단 신임 예술감독. 국립극단 제공

이성열 예술감독은 창작 신작 개발과 연극 현장과의 소통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 동안 국립극단이 한국연극의 국제적 위상을 높인다는 모토 하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부분을 보강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우리 시대 모습을 담아내는 동시대적 연극 중심의 창작 신작 개발은 저의 가장 큰 지향점입니다.”

국립극단이 운영하는 3개 극장(명동예술극장, 백성희장민호극장, 소극장 판)의 특성을 살려 신작 개발에 나선다. 명동예술극장은 완성도 높은 명작들을 레퍼토리 중심으로 무대에 올린다.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는 작가 중심의 창작극 개발을 지원하고, 소극장 판은 연출가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실험 공간이 된다.

지난해 11월 국립극단 예술감독에 선임된 이성열 감독은 연세대 사학과와 상명대 문화예술대학원을 졸업하고 1985년 연극 현장에 발을 들였다. 산울림 소극장 극장장, 극단 백수광부 대표, 한국연극연출가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연극 전문성을 기르고 행정력을 쌓아왔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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