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ㆍ경산시, 수돗물 생산 비상
비상도수로 매설ㆍ취수펌프 추가설치
금호강물 취수 늘려 ‘일단’ 한숨
보문호, 유선영업 중단… “뱃놀이커녕
농사지을 물도 없어” 발동동
운문댐 건설당시 수몰된 청도군 운문면 순지리 옛 마을 입구의 나무가 앙상한 가지를 드러냈다. 청도=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가뭄에 따른 수위저하로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 보문호 유선장은 수개월째 개점휴업 상태다. 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전국적인 가뭄 속에서 대구ㆍ경북 지역도 비상이다. 운문댐 덕동댐 등 주요 댐 저수율이 평년의 절반 밑으로 떨어지는 등 중남부권을 중심으로 가뭄이 심각하다. 봄철 농사는 물론 마실 물도 구하기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16일 오전 경북 청도군 운문댐. 대구 수성구와 동구, 경북 경산시 영천시 청도군 등 88만 명의 주민들의 식수원이다. 하지만 이곳은 평소 푸른 물이 찰랑거리는 대신 시뻘건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바닥 곳곳 웅덩이에는 고인 물은 꽁꽁 얼어붙었다. 담수 전 도로와 벽체만 남은 주택, 창고 등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날 한줄기 비가 내렸지만 먼지만 적실 정도였다. 한국수자원공사 운문권관리단 전도석 차장은 "운문댐은 생활〮공업용수를 우선 공급하는 곳인데, 가뭄이 계속 된다면 일부 지역에는 단수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날 아침 10.2%이던 운문댐 저수율은 22일 오후 9.6%로 0.6%포인트나 떨어졌다.

인근에서 식당업을 하는 김모(62)씨는 “이곳에서 장사한 지 30년이 훨씬 넘었지만 이런 가뭄은 처음”이라며 “갈라진 운문댐 바닥을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낙동강과 운문댐에 용수공급을 의존해 온 대구시도 내달부터 운문댐물 대신 금호강물을 하루 12만7,000톤을 수성구 고산정수장에 공급키로 했다.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해부터 수계조정을 통해 운문댐물을 쓰는 고산정수장 수돗물 생산량을 하루 22만∼24만톤에서 11만9,000톤까지 줄여왔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23일 오전 고산정수장에서 비상급수대책회의를 열어 대책을 점검하고 내달 1일 통수 예정인 금호강 비상급수시설 공사 현장을 방문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또 수돗물 절약을 위한 시민공감대 형성을 위해 내달부터 대대적인 수돗물 아껴쓰기 범시민 캠페인을 전개할 방침이다.

같은 날 경북 경주시 보문호 선착장도 운문댐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오리배와 유람선을 타기 위한 가교가 호수가 바닥을 드러내면서 바닥에 붙어 있었다. 호숫가에 정박해 있던 유람선 등은 호수 한가운데로 밀려났다. 유선장 영업을 해오던 이모씨는 “지난해 가을부터 사실상 운영이 중단됐는데, 벚꽃이 피는 봄까지 큰 비가 오지 않으면 올해 장사는 완전 망치게 된다”며 “우리보다 농민들은 더 답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 등은 급한대로 형산강에 비상양수장을 설치해 용수확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해 강수량이 예년에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경북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 경북지역 평균 강수량은 768㎜. 평년 71.6%이고 저수율은 70.3%에 불과하다. 특히 수계별 강수량 편차가 심해 군위댐 30.2%, 영천댐 43.4% 등 일부 댐 저수율은 예년 절반 수준이고, 상류지역에 이렇다 할 비가 내리지 않은 운문댐은 평년의 5분에 1에 지나지 않게 됐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해부터 운문댐 취수중단에 대비, 비상대책을 마련해 와 제한급수까진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무엇보다 한 방울의 수돗물이라도 아껴 쓰는 시민의식이 절실한 때”라고 강조했다.

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운문댐 전경. 예년이면 물에 잠겨 있어야 할 옛 도로와 들판이 속살을 드러냈다. 청도=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운문댐 취수탑. 흰색수위선까지가 정상, 노란색은 경고표시다. 현재 수위는 그보다도 훨씬 아래로 내려가 있다. 청도=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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