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올스타전서 '수비 전문' 스트레스 날려

K스타팀의 리베로 오지영(왼쪽)이 21일 경기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17~18 V리그 올스타전 경기에서 서브에이스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의정부=뉴시스

배구에서 리베로(수비전문선수)는 팀 기여도에 비해 설움이 많은 포지션이다. 궂은 일을 마다 않고 팀을 이끌어 가는 살림꾼이지만 네트 앞에는 설 수 없다. 공격과 블로킹을 할 수 없고 전위에서 리베로가 오버핸드로 넘긴 공은 스파이크가 금지되는 등 제약이 많다. 경기 중에는 쉴 새 없이 교대하기 바쁘다.

묵묵한 살림꾼 리베로들이 21일 숨겨진 공격본능을 뽐내며 ‘일탈’을 감행했다. 21일 경기 의정부체육관에서 펼쳐진 2017~18 V리그 올스타전에서는 일반 경기에서 금지돼 있는 리베로의 공격이 특별히 허용됐다. 프로배구 남녀부 선수들이 K스타팀과 V스타 팀으로 나뉘어 1ㆍ2세트는 여자부 경기, 3ㆍ4세트는 남자부 경기로 치러졌는데 경기 도중 자유롭게 교체해 혼성팀이 꾸려졌다.

먼저 K스타팀의 리베로 정민수(27ㆍ우리카드)가 물꼬를 텄다. 그는 여자부 경기인 1세트에 코트로 들어와 레프트 자리에 섰다. 이어 같은 팀의 리베로 여오현(40ㆍ현대캐피탈)이 세터자리에 들어왔다. 정민수는 강한 의욕을 보였다. 코트에 들어오자 마자 때려낸 왼손 스파이크가 V스타 이재영(22ㆍ흥국생명)의 유효 블로킹에 가로막혔지만 떨어진 공을 발로 받아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1세트에서는 K스타팀 여자부 리베로인 오지영(30ㆍKGC인삼공사)까지 더해 코트 위 6명 중 절반이 리베로로 채워졌다.

이날 공개된 리베로의 공격 능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V스타의 리베로 정성현(27ㆍOK저축은행)은 2세트에서 강스파이크 서브로 에이스를 터뜨려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오지영은 2세트에서 후위 공격을 성공시킨 뒤 기쁨의 댄스 세리머니를 보이더니 4세트에서는 네트 높이가 20㎝더 높은 남자부 경기에 투입돼 수 차례 스파이크를 때려내기도 했다. 가장 활발한 공격 본능을 뽐낸 정민수는 경기 후 남자부 MVP에 선정됐다. 승부는 잠시 접어두고 모두가 한 바탕 크게 웃을 수 있는 축제의 장이었기에 가능한 장면이었다.

올스타전의 백미는 2세트 후 치러진 각종 콘테스트다. 그 중에서도 스파이크 서브 콘테스트가 가장 뜨거운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 분야 역대 기록 1~3위는 모두 문성민(32ㆍ현대캐피탈)이 갖고 있다. 최고 기록은 시속 123㎞이다. 문성민이 결장한 올해 대회에서는 파다르(22ㆍ우리카드), 펠리페(30ㆍ한국전력), 가스파리니(34ㆍ대한항공) 등 모두 외국인 선수가 결승에 진출했다. 펠리페가 시속 122㎞로 우승했지만 문성민의 최고기록은 여전히 깨지지 않았다. 속공을 시도해 공이 얼마나 높이 튀는지 겨루는 ‘파워 어택 콘테스트’에서는 알렉스(27ㆍKB손해보험)가 무려 12m를 기록해 장내를 술렁이게 했다.

의정부=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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