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조원상ㆍ오승준 교수팀, “뇌동맥류 수술에 큰 도움될 듯”
일반 내시경 화면(왼쪽)과 뇌 내시경용 형광 시스템 화면(오른쪽). 서울대병원 제공

컴컴한 뇌 속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 기술로는 형광 물질을 통해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는 뇌혈관 속 혈액 흐름을 쉽게 확인할 수 있어 ‘뇌동맥류 결찰술’처럼 끊어진 뇌혈관을 잇는 수술에 정밀한 조치가 가능해진다. ‘내시경용 형광시스템’은 독일과 일본에서 먼저 개발됐지만 ‘뇌 내시경용’으로는 세계 처음이다.

서울대병원 조원상(신경외과)ㆍ오승준(비뇨기과, 의료기기혁신센터장) 교수팀은 최근 병원 출자회사 인더스마트와 함께 ‘뇌 내시경용 특수 형광시스템’을 개발했다.

뇌혈관 벽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고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른 혈관질환인 뇌동맥류는 파열성이라면 사망ㆍ장애 발생률이 65%에 이르는 중병이다. 전조 증상이 거의 없어 건강 검진으로 대개 우연히 발견된다.

끊어진 뇌혈관을 잇는 ‘뇌동맥류 결찰술’은 주로 열쇠 구멍 크기로 머리를 열어 수술하는 ‘키홀 접근법’ 개두술(開頭術)로 한다. 이는 최소한 부위만 노출하기에 출혈이 적어 수술 시간이 반 이상 단축되고 미용적으로 우수하지만 좁은 공간에서 수술이 이뤄지므로 숙련된 의료진과 이를 보완할 장치가 필요하다.

보완 장치는 내시경과 형광시스템이다. ‘내시경’은 수술현미경으로 확인이 어려운 구조물을 볼 수 있게 빛과 시야를 확보해 주고 ‘형광시스템’은 혈액에 주입한 형광물질을 특수 필터를 통해 관찰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번에 개발된 형광시스템을 이용하면 혈관 결찰술 후 혈액이 제대로 순환하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혈관 겉모습만 볼 수 있는 기존 내시경과 달리 중요 미세혈관 상태를 관찰하거나 혈관 내부의 혈액 흐름까지 파악할 수 있다.

내시경 화면과 형광필터 화면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일반 내시경 카메라와 크기가 비슷하면서 형광 기능이 추가돼 사용자 중심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Red Dot Design Award)’를 수상하기도 했다.

조 교수는 “이 형광시스템을 이용하면 뇌동맥류 수술을 더 정밀히 할 수 있어 환자 예후가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이번 형광시스템 유용성과 관련된 연구결과는 작년 ‘세계 신경외과학(world neurosurgery)저널’에 발표됐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서울대병원 조원상(왼쪽) 신경외과 교수와 오승준 의료기기혁신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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