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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평창 참가 놓고 정치권 시끌… 여 “평화올림픽” 야 “핵 개발 시간벌기”

입력
2018.01.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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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가 궁금해?] “朴정부 때도 한반도기 들고선…”

민주당은 野공격에 격한 반응

야당들은 북핵 등 안보 문제서

文정부와 차별성 두려는 의도

천안함 등 보면서 자란 젊은층

‘北과 나누기 보다 우리가 중요’

단일팀 문제 선수 대신해 분노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을 방문해 남녀 아이스하키 선수단에게 받은 기념 유니폼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을 방문해 남녀 아이스하키 선수단에게 받은 기념 유니폼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남북이 17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정치권은 색깔공방으로 시끄럽다. 특히 여성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을 두고는 야당은 물론 2030 세대에서도 비판 여론이 심상치 않다. 정치권의 평창 논란을 알아보기 위해 국회팀과 외교안보팀 기자들이 카톡방에 모였다.

달빛 사냥꾼(달빛)=통일부는 공동입장, 단일팀 구성 의도가 무엇이라 하나요.

판문점 메아리(메아리)=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평창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고 남북대화가 이렇게 급물살을 탈 거라는 기대를 하기 어려웠죠. 하지만 지금 보세요. 북한 속내가 뭐든 경색은 풀렸습니다. 그 자체에 의미가 있는 거죠. 내친 김에 공동입장 등을 통해 남북이 화해하고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게 통일부, 나아가 정부의 생각입니다.

달빛=여당도 통일부와 같은 논리인가요.

내년에도 가을야구(가야)=민주당은 야당의 공격에 격앙돼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 때도 한반도기를 들었는데, 그러면 한반도기를 반대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박근혜의 아바타냐”는 신랄한 표현도 난무합니다. 한반도기는 평화올림픽의 하위개념인데, 한반도기에 반대하면 평화올림픽도 부정하는 것이냐고 반문합니다.

여당 탐구생활(탐구생활)=한반도기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평창특별법’과 ‘남북관계발전법’에 저촉된다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2012년 제정된 평창특별법 85조에 따르면 남북 단일팀 구성을 위해 북한과 협의가 가능하고 단일팀 구성 합의가 이뤄진 경우 국가 지원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죠.

달빛=자유한국당의 반대 논리는 무엇이었나요.

호밀밭의 세탁기(세탁기)=평창올림픽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것이죠. 지난해 미국을 방문한 홍준표 대표는 미 조야로부터 북한의 핵개발이 3월 중 완성될 거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해 대북 압박 공조가 느슨해지는 시간을 틈타 핵개발을 완성하려는 의도라는 거죠. 현 정부가 북한에 참가를 제안한 것이 북한의 핵개발에 도움을 준다는 게 한국당 입장입니다.

달빛=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도 이 문제를 계속 지적하고 있는데요.

가야=합리적 보수로 평가 받는 유 대표이지만 한반도기 사용은 반칙이라느니, 한반도기를 이해하는 국민이 많지 않다느니 등등으로 공세를 펼쳤죠. 안보에선 확실히 보수적 입장을 명확히 하는 것 같습니다.

달빛=안철수 대표는 바른정당 통합 추진 분위기 띄우기 차원에서 이 문제를 걸고 나온 측면이 있는데요.

가야=부창부수, 부화뇌동입니다. 유 대표와 안 대표가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이 문제를 정치 쟁점화하는 데 성공했으니까요. 안 대표야 본인의 평소 신념에 따라 판단했겠지만, 외견상으로만 보면 유 대표와 어느 정도 역할 분담 내지는 호응하면서 관심 끌기 전략으로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습니다.

여의도 구공탄(구공탄)=보수 야당과 안철수 대표의 반대 논리는 기본적으로 맥을 같이 합니다. 한반도기를 들게 되면 태극기를 들 수 없다는 이유입니다. 물론 이면에는 안보 문제에 있어 현 정부와의 차별성을 보여주려는 의도도 있겠죠.

달빛=안 대표는 특히 인공기를 들고 입장하는 것도 반대라는 더 센 입장을 내놨는데요.

구공탄=안 대표의 워딩 자체만 보면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반대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유독 인공기와 한반도기를 드는 것에는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당나귀)=인공기 자체에 거부감을 가진 국민이 많아서라는 게 안 대표 측 설명입니다. 전쟁을 경험한 세대들의 반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겁니다.

달빛=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문제도 논란이죠. 문재인 대통령의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발언과 배치된다는 거죠.

탐구생활=무임승차나 낙하산에 대한 반감은 청년층에서 특히 심한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젊은 세대는 국가적 이벤트보다는 개인의 삶과 성취를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고,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그들과 무조건 나누는 것보다 우리 몫을 확실히 챙긴다는 전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올림픽도 국가적 관점보단 개인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티 없이 맑은 아이(맑은 아이)=북한에 대한 민족의식이 옅은 젊은 층일수록 “정치가 스포츠에 개입해선 안 된다”는 반대여론이 우세해요. 국가가 4년간 땀 흘려 훈련한 선수들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는다는 비판이죠.

당나귀=여당 내에서도 2030의 부정적 여론 자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남북 단일팀 구성을 통일이라는 명분 아래 이해하던 시절이 이미 지나갔다는 걸 놓친 게 아니냐는 겁니다. 정무적 판단 미스라는 거죠. 남북관계를 위해 단일팀 구성이 불가피했다 하더라도 지금과는 달리 접근해야 했다는 겁니다.

세탁기=천안함 침몰, 연평도 포격, 목함지뢰 사건 등은 지금의 2030세대가 커가면서 겪은 북한의 모습입니다. 하나의 민족 같은 개념 자체가 없는 상황에서 북측은 우리를 공격하는데 우리가 그들에게 굽신거릴 필요가 없다는 거죠.

달빛=이낙연 총리가 ‘메달권 바깥이니 단일팀을 구성해야 한다’는 논리로 답변했다 비난을 자초했죠. 1등이 아니면 이렇게 대우해도 되는지, 국민이 선수를 대리해 분노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구공탄=네. 아직도 1등 지상주의에 사로잡힌 구세대의 사고방식을 드러냈다는 적나라한 비판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쏟아졌습니다.

맑은 아이=수습하려다 기름을 부은 꼴이 됐어요. 나경원 한국당 의원이 라디오에서 “‘너네는 공부 못하니까 수능 보나, 안 보나 (똑같다)’ 이런 말과 뭐가 다르냐”고 꼬집었죠.

탐구생활=여권에서도 이 총리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만, 남북 단일팀 준비 기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결과에 맞춰 설명을 하다 보니 나온 실수라며 두둔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19일 이 총리는 “제 발언으로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사과 드린다”며 고개를 숙여야 했죠.

달빛=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풀려가는데 여야는 각각 2월 이후를 어떻게 전망하나요.

가야=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북한도 도발을 자제한다면 3월 이후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타이밍이죠. 하지만 4월 한미 군사훈련이 남아있어 낙관하긴 어렵습니다. 3월부터는 본격적인 지방선거 국면으로 바뀔 텐데, 정부가 한반도 상황을 성공적으로 관리해간다면 여당으로서는 그만한 호재가 없죠.

세탁기=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표면적으로는 개선됐을지 몰라도 양국의 민감한 문제는 다루지 못했다고 봅니다. 본질적인 것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는 거죠. 여기에 북한의 추가 도발이 발생한다면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운전자론을 또다시 정치 쟁점화시켜 아마추어리즘을 지적하려고 할 것입니다.

메아리=17일 실무회담 뒤 남측 수석대표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한반도기와 단일팀 모두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추진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어렵게 얻은 기회인 만큼 잘 활용해 비핵화 회담까지 이어가야 한다는 게 통일부 당국자들 각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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