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반대 여론이 심상치 않다. 특히 최악의 취업난을 몸으로 겪고 있는 2030세대가 공정과 정의에 위배된다며 단일팀 구성 반대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정부는 “우리 선수단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면서 평화올림픽을 넘어 남북 화해로 가는 대의(大義)를 주장하고 있지만 확산하는 반북 정서를 잠재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남북이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에 남북 단일팀을 출전시키기로 합의했다는 발표가 나온 뒤로 청와대 홈페이지에 단일팀 반대 청원이 쇄도하고 있다. ‘단일팀 반대’로 검색한 청원만 19일 현재 500건이 넘는다. ‘아이스하키 단일팀 반대합니다’라는 청원 글에는 3만명 이상이 동참하고 있다. 한반도기와 개회식 공동 입장에 반대하는 의견이 49.4%로 찬성 의견보다 9%포인트나 높게 나타난 리얼미터 조사는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반북 의식을 확인시켰다.

개최국에 주어지는 올림픽 출전권이긴 하지만 북한이 무임승차하는 것은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다는 게 단일팀 반대 여론의 핵심이다.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공정경쟁 이슈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2030세대는 “공정한 경쟁을 거쳐 만들어진 팀에 정치적 이유로 낙하산 선수를 꽂는 일”이라며 단일팀 구성에 반대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환상이나 부채의식이 전혀 없는 젊은 세대 입장에서는 단일팀이 북한에 주는 특혜로 투영될 수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청와대의 대응은 안이하다. 우리 아이스하키 팀이 확보한 23명의 엔트리에다 북한 선수를 추가시키는 ‘23+α안’을 관철시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정도가 구체적 해법이다.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이 스위스 현지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상대로 설득을 하고 있지만 첫 상대인 스위스 등이 반대하고 있어 이마저도 간단치 않다. 23명 엔트리에 북한 선수단이 포함되는 방안이 확정되면 더 큰 논란이 불가피하다.

평창올림픽을 한반도평화구상으로 연결시키려는 정부의 뜻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평화올림픽이라는 강박에 사로잡혀 반대여론을 돌파하려다간 남남갈등만 확산시키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어떤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단일팀 반대여론을 공감한다면서 "북한 참가를 논의하는 데 '나뭇가지' 문제를 논의할 수 있겠지만 '큰 숲'을 봐 달라"고 당부했다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는 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표팀 훈련장을 찾아 아이스하키 선수들을 격려했음에도 논란을 잠재우지 못하는 이유를 고민해 충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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