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 광주시장

공직사회에서 가장 뒷말이 많은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인사입니다. 자신이 승진하거나 노른자위로 이동하면 “잘된 인사”라고 평가하지만 그 반대로 한직으로 밀려나면 가혹한 인사평이 나오기 일쑤죠. 이런 현상은 고위 간부에서 말단 하위직까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실제 19일 광주시청 내부 행정포털시스템의 익명 게시판인 ‘열린 마음’에는 전날 있었던 5급 이하 공무원 전보인사를 비롯해 최근 잇따라 단행된 승진ㆍ전보인사에 대해 직원들의 불만 가득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게시판에 올라온 글과 댓글들은 주로 인사권자인 윤장현 광주시장을 향해 잔뜩 날을 세운 것들이 많습니다.

“인사혁신안을 철저히 지켰다고요? 개가 웃습니다.” 한 직원은 아예 대놓고 이렇게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이 직원은 “A국 내에서 2년 이상 근무하고 현직급 임용일이 빠른 분이 서무과를 신청했음에도 A국 B과에서 전출된 지 1년 밖에 되지 않은 분이 다시 A국 서무과로 전입됐다”며 “법정 필수보직기간(전보제한기간) 1년6월을 지키지 못한 사유를 모든 직원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이 돼야 하지 않느냐”고 비판했습니다.

이를 놓고 “시장님이 지금까지 하신 인사 중 최악의 인사라 할 수 있겠다”, “필요도 없는 인사혁신방안 확 불질러라”, “무술년(개띠 해)이잖아요, 좋은 일 하셨네요”라는 격한 반응과 조롱도 이어졌습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마련한 인사혁신 수정안엔 전보 희망자가 없는 비경합 국(局) 서무과에 대해선 전보제한기간을 적용하지 않고 다른 국 서무과 진입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었다”며 “그러나 이번 인사에서 전보 희망자들이 경합을 벌이는 국 서무과 부서의 경우 전보제한기간을 어기고 국간 전보인사를 한, 그런 경우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불만은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여기엔 인사 때마다 인사 원칙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인사행정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도 그럴게 2016년 1월 정기인사 당시 ‘해당 부서 1년 미만 근무자’에 대한 전보 제한 약속이 깨지는 등 인사 원칙이 무너져 노조가 항의 성명을 냈던 적이 있던 터라, 설득력이 없진 않아 보입니다.

또 직원들이 반발하는 기저엔 승진이 유리한 ‘노른자 부서’로 꼽히는 행정지원과 등 주요 부서와 보직에서 근무했던 직원들의 기득권 세력화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한 직원은 “왜 행정지원과 소속 직원들은 결국 행정지원과로 복귀하는 거냐. 행정지원과 출신 모임이라도 있느냐. 왜 모두가 동일한 인사원칙을 적용받지 않느냐”고 성토를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급기야 이번 인사를 윤 시장의 정치 생명과 연결하며 비판하는 글도 눈에 띄기도 했습니다. “길어야 6개월 가는 조직개편, 특정 고교 동문, 자치행정국 승진잔치로 전락해버린 인사.” ‘민선 6기 인사, 조직개편 참 피곤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 달린 이 댓글은 자신의 고교 후배 공무원들을 유독 챙긴다는 인상을 풍기는 윤 시장이 6ㆍ13지방선거에서 결국 재선에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아냥 섞인 전망과 다름없어 보입니다.

오프라인에서도 뒷말이 무성합니다. 이른바 ‘복도통신’으로 불리는 시청 내 소문엔 자극적인 내용도 들립니다. “○○씨는 윤 시장의 측근이 고위 간부 빽을 써서 승진했다더라” “○○씨는 윤 시장과 불편한 관계여서 한직으로 쫓겨갔다더라” 는 식입니다.

특히 직원들 사이에선 “인사업무를 총괄하는 모 국장의 부인은 한 자리에만 10년 이상 버티고 앉아 있는데, 이건 도대체 무슨 조화냐”고 발끈하며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들립니다. 윤 시장이 한 부서에서 5년 이상 장기 재직한 공직자에 대해선 순환 전보를 실시해 직원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업무전문성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이를 헌신짝 버리듯 한 데 대해 불만을 쏟아낸 것입니다.

그러나 시장 취임 초부터 측근 인사에 정실 인사는 물론 ‘절친 인사’ 라는 희귀한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숱한 구설수를 낳았던 윤 시장의 그간 인사 스타일에 비춰 보면 이는 그리 놀랄 일도 아닌 듯합니다. “자칭 ‘시민시장’이라는 분이 영혼도, 철학도 없는 인사를 하고 있습니다.” 한때 윤 시장의 측근으로 불렸던 한 인사의 이 말은 그래서 더 허탈하게 들립니다. 아무튼 민선 6기 4년 내내 인사 때문에 시끄러운 곳이 광주시가 아닌가 싶습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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