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18일 통합개혁신당(가칭)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당초 통합선언은 다음달 4일 국민의당 임시전대 전후로 예상됐으나 통합 반대파가 분당 압박 수위를 높이고 바른정당 국회의원의 추가이탈 움직임이 가시화하자 일정을 앞당겼다. 이로써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정계개편이 가속화하게 됐다.

두 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통합신당의 비전을 제시했다. 유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눈치외교’라고 비판하고 굳건한 한미동맹에 기반한 노선을 제시했다. 안 대표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집중 성토하면서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소하고 기회의 사다리를 살리겠다”고 밝혔다. 두 대표는 이어 한국정치를 ‘낡고 부패한 기득권 보수’와 ‘무책임하고 위험한 진보’의 양극체제로 진단한 뒤 “개혁보수와 합리적 중도가 힘을 합쳐 구태정치와 전쟁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한국 정치가 진보와 보수의 극한 대립 속에서 적대적 공생 관계를 구축해 온 지 오래다. 문재인 정부 들어 집권 여당의 독주와 자유한국당의 무기력 속에 정당 정치도 위기에 빠져 있다. 그런 점에서 개혁보수와 합리적 중도를 아우르는 중도 통합신당의 명분과 실리를 무시하기 어렵다. 통합신당이 출범하면 한국당의 지지율을 앞선다는 최근 여론조사는 중도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대변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그러나 두 대표가 감지하듯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통합에 반대하는 호남 지역 의원들이 빠져나갈 경우 통합신당은 겨우 원내교섭단체를 유지할 정도로 몸집이 줄어들 수 있다. 지방선거 승리를 목표로 통합을 추진하지만 현재로서는 광역시도지사 한 석도 건지기가 쉽지 않은 판세다. 안 대표의 ‘새정치’를 의심하는 시선이나 유 대표의 정치력을 미심쩍어하는 눈길도 여전하다. 김대중(DJ) 정부를 계승하는 국민의당과 DJ의 햇볕정책을 부정하는 바른정당의 물리적 통합 자체가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야당, 특히 중도보수 야당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열악한 환경 속에 새로운 정치 세력을 자임한 통합신당이 제대로 된 야당, 정통야당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또다시 외면을 받고 말 것이다. 민심은 지방선거를 앞둔 두 대표의 정치적 이해에는 별 관심이 없다. 이념의 진영이나 지역적 편향을 떠날 때 비로소 지지를 얻을 수 있다. 두 대표가 “문재인 정부에 대해 국가이익과 국민의 행복을 기준으로 협력할 것은 흔쾌히 협력하고 견제할 것은 견제하겠다”는 대안정치의 초심을 잃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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