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에 美군함 대고 자위대 군함이 옆에서 일본인 옮겨타도록
“日정부 관계자가 쓰시마 현지답사해 숙박인원ㆍ비상식량 조사”
일본 해상자위대 관함식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 정부가 한반도 유사시 한국 내 일본인을 쓰시마(對馬ㆍ대마도)를 경유해 피난시키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일본 보수언론이 전했다. 이 같은 이동경로는 익히 알려져 왔지만 최악의 한반도 상황을 상정한 보도가 남북대화 국면에서 다시 나온 데 대해 일본 정부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는 분석이 나온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16일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자국민을 일단 한국 내 대피소에서 일차적 피난토록 한 뒤 주한미군 도움을 받아 부산으로 집결시키는 피난 시나리오를 작성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 군함과 해상자위대 함대로 일본인을 주한미국인과 함께 부산항에서 쓰시마로 이동시킨 뒤 규슈(九州)지방으로 수송하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후 쓰시마에서 1~2박 정도 머물면서 후쿠오카(福岡)현 모지(門司)항 등을 왕복하며 순차적으로 이동하는 수순이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 관계자가 쓰시마 현지를 답사해 호텔 등 숙박시설의 수용가능 인원과 비상용 물과 식료품 준비를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요미우리는 일본 측 대피계획에 가장 큰 걸림돌은 한국 내에서 자위대에 대한 반감이 뿌리깊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부산항에서 미군 군함에 일본인들을 태운 뒤 해상에서 이 군함과 자위대함을 연결해 옮겨 타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요미우리는 이어 ‘문재인 정권은 2월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해 한반도 유사시를 연상케 하는 단어의 사용을 극도로 싫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작년 가을 한국측에 자위대 파견을 물밑 타진한 결과, 자위대의 접안(接岸)에 한국이 동의하지 않았으나 미국 군함이면 부산항에 접안을 용인할 생각을 전해와 이를 계기로 일본 정부가 구체적 수송방법을 마련했다는 설명도 잊지 않았다.

요미우리는 또 한국과 북한이 9일 장관급회담을 했지만 일본 정부는 “북한이 핵ㆍ미사일 개발을 그만둘 생각은 없다”(외무성 간부)는 판단에 따라 한반도 대피계획을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해외에서 일본인이 위기에 처했을 때 자국인의 보호, 구출에 전력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라며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 준비와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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