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서울 지하철역에 붙은 지하철 요금 면제 안내문.

“어? 정말 0원이 찍히네.”

서울시의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첫 발령으로 출퇴근 시간대 버스ㆍ지하철 요금이 면제된 15일 서울 출근길 풍경은 평소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지하철 이용객이나 도로 교통 상황에 눈에 띌 만한 변화가 없어 시민들은 대체로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특히 서울지역은 새벽에 내린 비로 오전 초미세먼지(PM2.5) 평균농도가 비상저감조치 발령 기준인 50㎍/㎥에 못 미쳐 마스크를 쓴 사람도 많지 않았다.

이날 지하철역과 버스 정류장에는 홍보문, 구내방송 등으로 ‘오늘 요금이 면제된다’는 안내가 이어졌다.

시내버스에 올라 ‘미세먼지할인’이라는 안내 문구가 떠 있는 시내버스 단말기에 교통카드를 대자 ‘0원’이 찍혔다.

서울 서대문구 내에서 버스로 출근하는 정모(32)씨는 “버스 이용객이 많은지도 잘 모르겠고 버스가 공짜라고 차를 두고 나온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다”며 “무료라니 기분 나쁠 건 없지만 마스크 쓴 사람도 별로 없는데 이런 정책을 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서울 내에서 이동하는 박상용(35)씨도 “미세먼지는 중국발이 대부분이라고 들었는데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야지 서울시 대중교통 이용자 늘리겠다는 건 결국 서민들이 고통 분담하라는 소리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취지에는 공감한다는 반응도 있었다. 김희연(37)씨는 “취지는 좋은 것 같고 공감한다”며 “미세먼지가 왜 생기는지 원인을 알아내 해결하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김씨는 “뉴스를 통해 경기도에는 적용이 안 된다고 들었는데 형평성은 안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경기 부천시에서 서울시청으로 출근하는 김모(31)씨는 “역곡역으로 가는 버스에 찍히는 1,250원으로 이용 요금이 끝일 줄 알았는데 시청역에서 내릴 때 추가로 300원이 더 찍혀 마음이 상했다”며 “지하철 서울 구간만 무료인 걸 미리 알았으면 버스를 타고 온수역에서 내려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날 오전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비상저감조치 발령 기준에 못 미치는 보통 수준이어서 “잘못된 예보 때문에 예산 낭비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당일(새벽 0시~오후 4시) 초미세먼지 평균농도가 50㎍/㎥를 초과하고 오후 5시 기준으로 다음날 예보가 나쁨(50㎍/㎥)이상일 때 발령된다. 한 지하철 이용객은 “비가 와서 미세먼지 농도가 달라지는 오늘 같은 상황은 앞으로도 더 있을 수 있다”며 “실효성 없는 대중교통 무료 정책보다 예보 시스템 개선을 예산을 쓰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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