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뿌리산업 평생일자리 창출 나선 인천시

힘들고 위험한 3D업종 인식에
모집인원 30%만 고용 ‘구인난’
“임금 격차^노동조건 개선 통해
5년간 5500개 일자리 만들 것”
유정복(왼쪽 위) 인천시장이 지난해 10월 16일 인천 남구 제물포스마트타운 15층에서 열린 ‘청년공간 유유기지’ 개소식에서 뿌리기업에 입사한 청년들에게 복지비를 지원하는 프로젝트 추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2015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3년간 인천시와 경기 시흥시에 있는 대기업 협력업체와 중소기업 몇 곳을 전전한 김모(23)씨는 현재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다. 일할 곳이 없어서다. 김씨는 “사람을 뽑는 곳을 보면 월 150만원을 주는 곳이거나 3년이나 5년 이상 경력을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당연한 주말근무, 짧은 정년 등도 이력서를 낼 마음을 사라지게 한다”고 했다.

인천 서구 가좌동에서 드릴 날 등을 생산하는 제조업체 용문정공은 1년 내내 채용공고를 내고 있다. 일할 사람이 없어서다. 선반공이나 용접공을 찾지만 찾아오는 사람은 퇴직한 50~60대 남성이나 경력이 없는 주부들이 대부분이다. 퇴직자들을 보충하지 못해 21명이던 직원은 어느새 16명까지 줄었다. 이중 20~30대는 외국인 노동자 4명뿐이다.

여양구(58) 대표는 “꼭 채워야 하는 빈자리가 3자리인데 4개월째 그대로”라며 “가장 최근에 뽑은 사람도 작년 6월 입사한 동갑인 남성이었는데 몇 개월 만에 그만뒀다. 기술이 필요할 뿐 육체적으로 힘든 일이 아닌데도 젊은 사람들이 지원을 안 한다”고 하소연했다.

제조업 경쟁력 토대가 되는 주조 금형 용접 등 기초공정산업을 가리키는 ‘뿌리산업’ 인력난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3D업종’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노동조건도 상대적으로 열악하기 때문이다. 20대 청년인력 종사율이 9.45%(40대 이상 64.2%)에 불과할 만큼 고령화가 뚜렷하다.

뿌리산업에 고용이 집중된 인천은 다른 지역보다 더 고민이 많다. 기업과 신규취업자, 재직자를 종합적으로 지원해 ‘청년 취업 활성화’와 ‘장기근속 유도’를 쫓는 뿌리산업 평생일자리 창출 프로젝트를 인천시가 추진하는 이유다.

지난해 11월 22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 인천시청 로비에서 열린 ‘2017 인천 일자리 한마당’ 행사장을 구직자들이 둘러보고 있다. 인천시 제공

14일 시에 따르면 제조업 종사자 비율은 24.7%로 전국 평균(19.4%)보다 5.3%포인트 높다. 뿌리산업 비중도 높다. 공장등록업체 1만1,355곳 중 28%(3,183곳)가 뿌리산업이다.

지난해 조사 결과 인천 뿌리산업 구인인원은 5,345명이었으나 구직인원은 3,644명으로 수요 대비 68.2% 수준이었다. 고용까지 이어진 비중은 29.2%(1,561명)에 그쳤다. 퇴직자의 44.2%가 ‘입사 1년 미만’일 정도로 오래 일하지도 못했다.

‘2016 뿌리산업인력수급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이 인력 충원 때 겪는 가장 어려움은 ‘임금(31.1%)’이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시가 꺼내든 것이 신규취업자를 위한 지원금이다.

올해부터 2022년까지 고용노동부와 함께 뿌리산업 기업 신규취업자 중 임금이 2, 3인가구 최저생계비(월 170만8,253원~220만9,890원) 미만인 2,500명에게 경력형성금을 줄 계획이다. 연봉에 따라 매달 15만~30만원을 1년간 지원한다. 3개월 이상 일한 청년취업자 3,000명에게도 복지비 월 10만~30만원을 1년간 준다.

신규취업자가 최근 1년간 3명, 2년간 5명 이상인 곳은 작업장 환경과 복지시설 개선 비용을 지급한다. 직원 수에 따라 1,000만~4,000만원을 5년간 100개 기업에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2022년까지 제물포스마트타운에 뿌리산업지원센터를 한시적으로 설치해 운영하면서 취업과 노동조건 개선 지원, 직업훈련 프로그램 안내, 인식 개선 프로그램 개발ㆍ운영 등도 후원한다.

시 관계자는 “5년간 208억원을 투입하는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를 통해 중장년ㆍ청년 일자리 5,500개를 만들어내는 게 목표”라며 “뿌리산업 육성과 일자리 질 개선,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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