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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린 땀과 눈물은 뭔가…남북 단일팀 추진 비분의 여자 아이스하키팀

입력
2018.01.14 20: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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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구성 난항ㆍ경기력 저하에

전훈서 귀국한 선수들은 박탈감

환영보다 우려 목소리 높아져

지난해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디비전Ⅱ 그룹 A 대회에서 남북한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디비전Ⅱ 그룹 A 대회에서 남북한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남북한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을 추진 중인 것이 알려지면서 체육계에선 환영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12일 한국일보 인터뷰를 통해 밝힌 데 이어 13일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도 이를 확인했다. 여자 아이스하키에서 남북 단일팀이 꾸려진다면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 이어 3번째다. 그러나 27년 전의 감동과는 거리가 멀 것이라는 게 아이스하키계 안팎의 중론이다.

아이스하키 단일팀 논의는 지난해 6월 북한 태권도 시범단이 참석한 무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이후 물밑에서 꾸준히 추진돼 왔다. 빙상 유일의 구기 종목이자 우리가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 자격을 얻은 아이스하키가 단일팀의 ‘타깃’이 된 것이다. 그러나 우선 선수 구성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여자 아이스하키 엔트리는 23명인데 만약 북한 선수들이 합류한다면 우리 선수들 중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 밖에 없다.

국내 실업팀이 없는 여자 아이스하키는 오직 평창만을 보고 합숙 훈련을 해 왔다. 생계를 위해 낮에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에 스틱을 잡은 선수들도 있고, 피아니스트, 의사의 꿈을 미룬 선수들도 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한국 선수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엔트리를 최대 35명으로 충원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지만 엔트리를 늘려도 한국 선수들은 출전 시간과 기회가 줄어드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아이스하키에서 한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는 22명이다. 북한 선수가 참가하면 단일팀 명분상 출전 기회와 시간을 최대한 보장해야 하는데 이 경우 우리 선수들은 피해가 최소화되기보다 오히려 상처만 커질 수 있다. 대표팀 전력이 떨어질 것도 확실하다. 한국은 세계랭킹 22위, 북한은 25위로 올림픽 티켓 자체가 없다.

무엇보다 대회를 한 달도 안 남겨둔 시점에 팀워크를 생명으로 하는 구기 종목에서 북한 선수들의 합류는 경기력에 큰 마이너스 요소다. 아이스하키협회 관계자는 "선수들이 해외 전지훈련을 갔다가 12일에 귀국했는데 상당히 곤혹스러워하고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올림픽을 눈앞에 두고 단일팀 구성을 논하는 것은 아이스하키를 완전히 무시한 발상”이라고 분개했다.

북한 선수들이 언제 합류해서, 어느 장소에서 함께 훈련할지 등도 문제다. 현재 한국 사령탑인 캐나다 출신의 새러 머리 감독이 북한 선수들의 합류에 대해 난색을 표할 가능성도 있다.

체육계 관계자는 “선수단 공동 입장, 공동 응원단 등 선수들의 희생을 강요하지 않거나 최선의 전력을 포기하지 않는 다른 해법으로도 얼마든지 평화올림픽의 길을 모색할 수 있다”며 “무리한 단일팀 추진은 과유불급”이라고 지적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2018 평창동계올림픽 특집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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