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14일 국정원과 검찰, 경찰을 포함한 권력기관의 개혁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개별 기관에서 진행돼 온 개혁논의와 성과를 아울러 전체적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브리핑에서 “이제부터 국회 결단으로 대한민국 기틀을 바로잡을 때”라고 고강도 입법을 촉구했다. 국회 사법개혁 특위 및 정보위원회의 관련법 제ㆍ개정 논의에 속도를 내달라는 주문인 셈이다.

청와대가 종합한 권력구조 개편 방향은 국정원과 검찰에 쏠린 과도한 권한을 분산시키고 자치경찰제 도입 등의 견제장치로 경찰의 비대화를 방지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이런 방향은 대통령 공약과 국정과제를 통해 밝힌 바와 크게 다르지 않다. 개별 기관의 개혁 청사진 또한 그 동안의 논의 성과와 대동소이하다. 고위공직자비리수처 신설이나 국가정보원의 대외안보정보원 개편, 수사ㆍ행정 경찰 분리 등은 이미 검찰 및 국정원, 경찰의 내부 개혁 태스크포스에서 결론을 내린 사안이다. 경찰의 안보수사처(가칭) 신설 정도가 눈에 띄지만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이양 방침이 확정된 이상 역시 새로운 건 아니다.

국민의 반대 편에서 정치권력에 복무해 온 권력기관을 국민 편에 두겠다는 정부의 개혁 의지는 의심하지 않는다. 문 대통령은 이미 지난해 5월 취임사에서 “권력기관을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키겠다. 그 어떤 기관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견제 장치를 만들겠다”며 권력기관 개혁의 원칙을 천명한 바 있다. 권력기관이 정권의 시녀로 전락하면서 국가 시스템이 무너졌던 지난 정권의 실패를 이번 정권은 분명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관건은 정부의 개혁 의지와 달리 만만찮은 현실 여건이다. 당장 권력기관 개혁 안건이 국회에 산적해 있지만 사사건건 야당의 반대에 막혀 애로를 겪고 있다. 공수처 설립 및 수사권 조정 문제를 반영한 검찰 개혁법안은 물론이고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하는 내용의 국정원법 개정안 역시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청와대는 “정치권의 협조를 바란다”며 공만 넘길 게 아니라 야당을 최대한 설득하고 포용하는 협치의 정치로 권력기관 개혁의 시대적 소명을 이뤄내야 한다.

과거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권력기관 개혁의 나팔소리가 높았다는 점 또한 정부 여당이 경계해야 한다. 거의 모든 역대 정권이 집권 초기 사정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을 약속했지만 번번히 ‘잘 드는 칼’을 휘두르고 싶은 유혹에 빠졌던 사실을 감안하면 권력자의 실천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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