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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상대 앞에서 무례”… 북한, 문 대통령 신년회견에 불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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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상대 앞에서 무례”… 북한, 문 대통령 신년회견에 불쾌감

입력
2018.01.14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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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관영 매체들 “南 당국자 착각 말아야”

김정은 신년사 이후 첫 대남 직접 비난

“평창行 열차ㆍ버스 아직 평양에…” 위협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제시한 과업을 관철하기 위한 청년 전위들의 궐기 모임이 평양 청년공원 야외극장에서 진행됐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제시한 과업을 관철하기 위한 청년 전위들의 궐기 모임이 평양 청년공원 야외극장에서 진행됐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발언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대화 상대 앞에서 무례하다”면서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결정 번복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그러나 공식기구 성명 등이 아닌 관영 매체 보도라는 형식으로 미뤄 정말 그럴 의도는 아닐 거라는 분석이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는 14일 ‘남조선 당국은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제하 보도를 통해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당시 언급을 거론한 뒤 “화해 국면에 찬물을 끼얹는 온당치 못한 망언이 튀어나와 사람들을 아연 실망케 하고 있다”며 “우리는 앞으로도 북남관계 개선을 위하여 적극 노력할 것이지만 그에 찬물을 끼얹는 불순한 행위에 대해서는 결코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 대통령은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대화가 시작된 게 미국 주도의 제재ㆍ압박 효과일 수 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이 크다고 말한 바 있다.

대남 유화 메시지가 포함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 이후 북한이 우리 정부나 대통령을 겨냥해 직접 비난한 건 처음이다. 북핵 문제 관련 내용 등 문 대통령의 북한 관련 언급 내용을 일일이 들어가며 ‘가을뻐꾸기 같은 수작’, ‘얼빠진 궤변’, ‘가시 돋힌 음흉한 악설 일색’이라는 노골적 표현을 동원해 비난했다.

3일 우리 정부의 고위급 회담 제의를 수락하며 처음 제대로 호칭했던 문 대통령을 다시 ‘남조선 당국자’로 부르고, “대화 상대를 앞에 놓고 이렇게까지 무례할 수 있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심지어 북한 매체는 “아직은 모든 것이 시작에 불과하다. 겨울철 올림픽경기대회에 참가할 우리 대표단을 태운 열차나 버스도 아직 평양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도출된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 결정을 여차하면 뒤집을 수도 있음을 암시했다.

다만 강한 어조의 비난 내용과 달리 형식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 공식기구의 성명이나 담화 등보다 상대적으로 약한 관영 매체의 보도여서, 북한이 남북 회담 국면에서 나름대로 대응 수위를 조절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北 신문 “북남관계, 南 노력에 달려”… 연일 ‘외세 배격’ 주장

한편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 신년사 이후 연일 외세 배격을 주장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개인 필명 정세논설을 통해 “앞으로 북남관계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겠는가 하는 것은 남조선 당국이 민족적 화해와 통일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는가 하는 데 달려 있다”면서 “남조선 당국은 그 누구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민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대결의 장벽을 허물어야 하며 진정으로 북남관계 개선과 자주통일을 위한 길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외 선전 매체들도 마찬가지다. ‘조선의 오늘’은 이날 “외세를 배격하고 우리 민족끼리 마음과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려는 것은 우리의 확고부동한 의지”라고 했고, ‘우리민족끼리’는 “민족자주의 원칙은 민족 문제 해결의 핵이며 기초”라고 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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