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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경제, 뭉치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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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경제, 뭉치면 뜬다”

입력
2018.01.14 18:0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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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거지 소굴…” 발언한 날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

“향후 세계 경제보다 빠른 성장

대륙 차원서 AU기구 등 강화를”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웹사이트에 게재된 '아프리카 전망: 2018년의 최우선 과제' 보고서. 미 브루킹스연구소 홈페이지 캡처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웹사이트에 게재된 '아프리카 전망: 2018년의 최우선 과제' 보고서. 미 브루킹스연구소 홈페이지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아프리카 국가들을 ‘거지소굴 같은 나라들(shithole countries)’이라고 비하했다. 아프리카의 낙후된 현실을 깔보는 차별적 인식만 가득했을 뿐, 초강대국 지도자로서 지구촌 앞날을 고민하고 아프리카의 무궁무진한 성장잠재력에 주목하는 시선은 전혀 담겨 있지 않았다.

그러나 공교롭게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 언급을 했던 당일 미국 유력 싱크탱크는 아프리카의 2018년 성장 가능성 및 전략을 분석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또 많은 전문가들은 아프리카의 높은 인구증가율에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 진보성향 브루킹스연구소는 지난 11일 ‘아프리카 전망: 2018년의 최우선 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희망 없는 지역으로 얕잡아 본 이 지역의 포괄 성장을 위한 6개 분야별 핵심 전략을 소개했다.

연구소는 2016년 1.4%에 그쳤던 아프리카 지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올해는 3.4%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나이지리아, 남아공 등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의 평균 성장률은 5%, 2022년 6.4%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거지소굴이 아니라, 향후 20년 간 세계 평균(3.7%)보다 빠르게 성장하며 ‘경제적 자립’도 충분하다는 얘기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역내 국가간 협력과 스스로의 자강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개별 국가끼리 갈등ㆍ경쟁하는 대신 아프리카연합(AU), 유엔 아프리카 경제위원회,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등을 통해 협력해야 가난에서의 탈출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조언이다. 또 국제 원조에 기대지 말고 천연자원의 효율적 관리, 세금 수입 증대, 불법 자금 차단 등을 통해 아프리카 국가들이 스스로 경제개발 자금을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성장에 따른 이익이 고루 배분돼야 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최근 수년 동안 경제 성장에도 불구, 극심한 빈곤이 사라지지 않아 대륙 밖으로의 이민이 계속되는 현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 밖에도 보고서는 ▦각 국가별 최적의 경제개발 모델 재수립 ▦디지털 잠재력 증가 ▦중국, 미국 등과 국제무대에서의 글로벌 파트너십 등을 아프리카 대륙 경제성장의 중요 관건으로 제시했다.

연구소는 “아프리카의 경제적 번영을 위해 과거에는 결코 볼 수 없었던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 대륙의 미래는 스스로의 손에 달려 있으며, 이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힘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아프리카 문제 해결은 폭발적 인구 증가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지역 인구는 현재 12억5,000만명에서 2050년에는 25억명 정도에 달할 전망이다. 한국 등 인구감소 위기에 몰린 선진국에서는 부러워할 수치이지만, 아프리카에서는 빈곤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역내 국가들의 자강 노력과 지구촌 공동체의 지원이 효과적으로 결합, 아프리카 지역의 성장잠재력이 높아진다면 폭발적 인구 증가는 세계 경제를 이끄는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게 트럼프와 견해를 달리한 이 보고서의 함의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지난해 1월30일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제28차 아프리카연합(AU) 총회에 참석한 아프리카 각국 지도자들의 모습. 아디스아바바=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1월30일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제28차 아프리카연합(AU) 총회에 참석한 아프리카 각국 지도자들의 모습. 아디스아바바=AP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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