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12일 누적 104.1%
작년 11월 평균 기록 넘어서
강남3구는 107.1% 고공행진
감정가 11억 매물에 19명 참여
최종 낙찰가 13억원 기록하기도
게티이미지뱅크

“아무리 요즘 부동산 시장이 과열이어도 경매 낙찰가격이 감정평가액보다 2억원 가까이 높을 거라곤 꿈에도 생각 못 했습니다.”

지난달 4일 서울동부지방법원 입찰법정. 직장인 박모(46)씨는 평소 눈여겨보던 매물이 경매에 나온다는 소식에 연차를 내고 이곳을 찾았다. 그가 찍은 매물은 11억1,000만원으로 감정가격이 책정된 서울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아파트(전용면적 136㎡). 낙찰가격이 12억 중반대는 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그는 12억5,000만원을 입찰가로 써냈다. 하지만 박씨의 기대는 곧 산산조각 났다. 무려 19명이 참여한 입찰의 최종 낙찰가는 13억1,155만원으로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의 비율)은 118.6%를 찍었다. 최근 같은 면적의 이 아파트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매매가격)는 14억 중후반에 형성돼 있다.

서울 아파트 가격 급등 열기가 경매시장으로도 옮겨 붙고 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를 마련하자는 생각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낙찰가율도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14일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들어 서울 아파트의 낙찰가율(1~12일 누적)은 평균 104.1%를 기록했다. 이는 지지옥션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1년 이후 월간 최고기록(102.9%ㆍ지난해 11월)을 넘어선 것이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 대책 발표에 주춤했던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요즘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6ㆍ19대책이 나온 지난해 6월 98.0%였던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계속 하락해 8ㆍ2대책이 발표된 같은 해 8월 91.5%로 연중 최저점을 찍었다. 그러나 이후부터는 정부 대책에도 아랑곳 않고 오르기 시작해 9월 98.4%→10월 100.2%→11월 102.9%→12월 98.4%→올해 1월(1~12일) 104.1% 등으로 치솟고 있다.

특히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구) 아파트의 이달 낙찰가율은 평균 107.1%로, 강남3구 아파트 낙찰가율로는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11월(107.0%)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서울 강남구 개포동 우성아파트 전용면적 80.5㎡는 감정가(7억7,000만원)보다 1억원 이상 비싼 9억789만원(낙찰가율 117.9%)에,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아파트 전용면적 42.5㎡는 감정가(6억6,000만원)에서 7,000만원 이상 오른 7억3,888만원(낙찰가율 112.0%)에 낙찰됐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다주택자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익성 높은 서울 아파트, 그 중에서도 강남권 아파트로 투자가 집중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가격이 앞으로도 더 오를 거라고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다는 뜻”이라며 “향후 낙찰가율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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