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정소 10m 이상, 지상과 차이 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이 매 시간 발표하는 미세먼지(PM10) 농도가 실제 지상의 미세먼지 농도보다 최대 30% 가까이 낮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도시대기측정소 80% 이상이 10m 이상 높이에 설치돼 사람들이 주로 활동하는 공간의 오염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1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송옥주 의원실에 따르면 환경부가 지난해 10월 31일부터 12월 26일까지 전국의 측정소 10곳 주변에 높이 2m의 이동측정차량을 설치해 미세먼지 농도를 비교한 결과 7곳에서 지상(측정차량)의 미세먼지 농도가 더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0개 측정 지점 중 측정구 높이가 24.6m로 가장 높은 서울 서대문구 측정소의 미세먼지 농도는 이 기간 평균 32㎍/㎥를 기록한 반면 지상의 미세먼지 농도는 41㎍/㎥로 28.1%나 더 높았다. 높이가 18m인 대구 수성구 측정소의 농도 역시 40㎍/㎥로 지상(48㎍/㎥)이 20% 가량 더 높았으며, 부산 기장군 측정소(20m)도 16%가량 차이가 났다.

이렇게 측정값에 차이가 나면 예보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경기 군포 측정소의 12월 24일 하루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75㎍/㎥로 ‘보통(31∼80㎍/㎥)’으로 예보됐지만, 실제 지상에서의 농도는 84㎍/㎥로 ‘나쁨(81~150㎍/㎥)’에 해당했다. 11월 28일 서울 강동구 측정소 농도도 75㎍/㎥였지만 지상 농도는 85㎍/㎥로 ‘나쁨’을 기록했다.

환경부가 공개하는 미세먼지 농도와 체감 오염도가 차이를 보이는 것은 측정소가 지나치게 높은 곳에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의 대기오염측정망 설치ㆍ운영 지침에 따르면 측정소 높이는 사람이 호흡하는 높이인 1.5~10m 사이로 규정하고 있지만 2016년 말 기준 측정소 264개 중 이 규정을 지킨 곳은 46개(17.4%)에 불과하다. 전국 측정소의 평균 높이조차도 14m로 규정을 넘어선다. 송 의원은 “미세먼지 측정이 아파트 6층 높이에서 이뤄져 시민들의 체감 오염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국민들이 미세먼지 측정을 신뢰할 수 있도록 정부가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미세먼지 수치가 ‘나쁨’ 수준을 보인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한 시민이 마스크를 쓴 채 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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