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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리더스] 실패한 게임 ‘노하우’ 공유… 개발자와 동반성장하는 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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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리더스] 실패한 게임 ‘노하우’ 공유… 개발자와 동반성장하는 넥슨

입력
2018.01.14 14:0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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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프로젝트 되짚어 보는

‘포스트모템’ 강연 북적북적

코딩 경연 등 인재육성도 앞장

지난해 4월 25일 경기도 판교에서 열린 넥슨의 게임업계 지식 공유 행사 '넥슨개발자콘퍼런스'에 참석한 개발자, 학생 등이 강연장 내부를 꽉 채우고 있다. 넥슨 제공
지난해 4월 25일 경기도 판교에서 열린 넥슨의 게임업계 지식 공유 행사 '넥슨개발자콘퍼런스'에 참석한 개발자, 학생 등이 강연장 내부를 꽉 채우고 있다. 넥슨 제공

“실험적인 시도는 실패로 이어질 위험성이 크지만 이런 노력이 세계를 발전시킵니다. 실패로 인해 조롱의 대상이 되는 걸 두려워 말고 나태해지는 것을 두려워하십시오. 가장 큰 흥행작은 말도 안 되는 실험에서 시작됩니다.”

지난해 4월 25일 경기도 판교 일대에서 열린 넥슨개발자콘퍼런스(NDC) 행사장에 넥슨 일본법인 오웬 마호니 대표의 환영사가 울려 퍼졌다. 지난 한 해에만 2조원을 벌어들인 글로벌 게임사의 수장이 강조한 건 ‘실패’였다. 오는 4월이면 12회째를 맞는 넥슨의 NDC는 성공 사례가 아닌 실패 경험을 공유해 재도전의 밑거름으로 삼도록 돕는 강연으로 유명한 게임업계 최대 지식공유 콘퍼런스다.

NDC는 넥슨 개발자들의 개발 경험과 지식을 내부에 공유하기 위해 2007년 시작됐고, 2011년 공개강연으로 전환됐다. 개발뿐 아니라 기획, 마케팅, 시각예술(비주얼 아트), 운영 등 게임 제작부터 출시 후까지 전반을 아우르는 폭넓은 강연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NDC를 다녀간 게임업계 종사자, 학생 등만 2만여명에 달한다.

핵심 강연은 ‘포스트모템’(사후분석)이다. 포스트모템은 게임 개발 프로젝트가 끝난 뒤에 개발자가 다시 개발 과정을 되짚어보며 문제의 원인 등을 분석하는 것을 일컫는다. NDC에서 진행되는 100개 이상의 강연 중에서도 포스트모템 강연 인기가 가장 높다는 게 넥슨의 설명이다. 작년 포스트모템 강연은 13개로 전년보다 2배 늘었다. 게임 ‘로보리콜’에서 구현하고자 했던 가상현실(VR) 그래픽과 실제 결과물의 부족한 점, ‘리그오브레전드’(LoL)에서 모바일 상점을 개발할 때 참여했던 담당자들과 협력을 도출한 방법 등이 소개됐다. ‘던전앤파이터’에서 이용자끼리 겨루는 콘텐츠에 적용한 인공지능(AI) 등 최신 기술과 관련된 실패 사례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넥슨 관계자는 “게임 산업에서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를 쫓아가기 위해선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요령을 공유해야 한다”며 “주로 기업들은 포스트모템을 내부에서만 하지만 넥슨이 NDC를 통해 공개적으로 공유를 강화하는 이유는 실패와 노하우를 나누며 업계의 동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28일 경기 판교 넥슨사옥에서 열린 '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 대회에서 참가한 학생들이 코딩 문제를 푸는 데 집중하고 있다. 넥슨 제공
지난해 10월 28일 경기 판교 넥슨사옥에서 열린 '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 대회에서 참가한 학생들이 코딩 문제를 푸는 데 집중하고 있다. 넥슨 제공

넥슨은 인재 육성을 위한 사회 공헌 활동도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성황리에 종료한 ‘제2회 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NYPC)는 약 4개월 동안 참가 학생들에게 코딩(컴퓨터 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작업)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청소년들에게 친숙한 게임을 소재로 컴퓨터 언어를 다루는 능력을 겨루는 경연인데, 코딩 전문 인력이 부족한 국내 정보기술(IT) 시장 인재 공급에 도움을 주겠다는 게 넥슨의 목표다. 넥슨 관계자는 “게임은 학생들이 가장 먼저, 친숙하게 접하는 컴퓨터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게임을 통해 학생들이 컴퓨터 언어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며 “이 학생들이 미래 게임 산업을 비롯해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곳곳에서 미래 신사업을 주도할 인재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대회의 경우 7월 예선 참가 신청을 시작으로 8월 NYPC 토크콘서트, 온라인 예선을 거치며 청소년과 학부모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이 중 8월 8일 미래 인재를 대상으로 코딩 학습의 중요성과 비전, 코딩과 연계된 진로상담 등을 나누기 위해 개최된 NYPC 토크콘서트는 청소년과 코딩 전문가들 사이의 소통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NYPC 온라인예선에는 4,500여명이 참가해 3만4,000여건의 문제를 풀었다. 2016년 1회 대회 때 2,500명이 참가해 1만8,000여건의 문제를 풀었던 것과 비교하면 규모가 2배 커졌다. 대상을 차지한 김현수 학생은 “국내외 다른 코딩 대회나 플랫폼에서 접할 수 없는 참신한 문제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NYPC의 매력이 크다”고 밝혔다. 김현수 학생은 1회 대회 동상 수상에 이어 2회 대회에서 대상 수상에 성공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코딩을 즐기고 모든 경우의 수를 폭넓게 생각하는 사고 습관을 기를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4월 국립과천과학관에는 ‘넥슨 메이플스토리 연구소’가 문을 열기도 했다. 인기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게임 디자인과 제작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게임 업계에서 IP를 무료로 개방하며 체험 공간을 운영하는 곳은 넥슨이 유일하다. 게임 캐릭터를 만들고 움직이도록 코딩 작업을 하면서 아이들이 손으로 직접 게임을 만들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2004년부터 현재까지 국내 112곳, 해외 6곳에 문을 연 ‘넥슨작은책방’에서는 소외된 지역의 어린이들에게 각종 기자재와 현지 도서를 지원하고 있다.

박지원 넥슨 대표는 “대외 사업, 사회공헌 사업의 목적과 방향성은 동반성장과 상생협력에 있다”며 “게임 제작 및 출시 외에 넥슨파트너즈센터(NPC) 운영,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의 발전기금 지속 기부, 넥슨아레나 운영과 문화다양성 펀드 사업을 통한 오락, 문화예술 후원 등 다채로운 분야로 공헌의 저변을 확대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지난해 10월 28일 경기도 판교 넥슨사옥에서 열린 '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 대회에서 한 어린 학생이 코딩 문제를 풀고 있다. 넥슨 제공
지난해 10월 28일 경기도 판교 넥슨사옥에서 열린 '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 대회에서 한 어린 학생이 코딩 문제를 풀고 있다. 넥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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