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15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서 진행 제안”
선수단ㆍ응원단 참가 실무회담 날짜 통지 미뤄
접촉단 명단에 ‘김정은 옛 애인’說 현송월 포함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만든 '북한판 걸그룹' 모란봉악단 단장인 현송월 대좌(대령)가 2015년 12월 베이징 모처를 방문한 이후 숙소인 베이징 민주(民族)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보내기로 우리측과 합의한 북한이 참가 관련 후속 실무회담을 열자는 남측 제의에, 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접촉부터 우선 하자고 역제안했다. 실무접촉 대표단 명단에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옛 애인이란 소문이 도는 현송월 모란봉악단장이 포함됐다.

통일부는 13일 “북측이 오늘 점심 무렵 남북 고위급 회담 북측 단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명의 통지문을 남북 회담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 앞으로 보냈다”며 “북측 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접촉을 15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진행할 것을 북측이 제의했다”고 밝혔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접촉 단장으로 권혁봉 문화성 예술공연운영국 국장을 내보내겠다고 통보했다. 대표단으로는 윤범주 관현악단 지휘자와 현송월 관현악단 단장, 김순호 관현악단 행정부단장을 제시했다.

특히 김정일 정권 시절 대표적 예술단체인 보천보전자악단의 성악 가수로 이름을 떨쳤던 현송월은 현재 ‘북한판 걸그룹’으로 불리는 모란봉악단의 단장으로, 지난해 하반기 악단을 이끌고 벌인 지방순회 공연으로 김정은 체제 결속에 상당히 기여했다는 평가를 들은 인물이다. 지난해 10월 당 중앙위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위 후보위원으로 선출돼 정치적 위상이 대폭 상승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옛 애인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지만, 일부에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애인이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담당하는 직책 때문에 (현송월이)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이 예술단 파견부터 제안한 건 기술적 준비가 필요하다고 여겨서인 듯하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공연장 선정과 공연 시설 설치 등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통해 특별출전자격(와일드카드)을 받더라도 많아야 10~20명에 그칠 공산이 큰 선수단보다 차라리 예술단 구성에 북한이 더 신경을 쓸 거라는 관측도 진작 나온 터였다. 일부에선 북한이 평창 올림픽 공식 일정에 북측 예술단 공연을 포함시키려 할 수도 있다는 추측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북한은 선수단과 응원단 등 북측의 평창 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실무회담 날짜는 추후 통지하겠다고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선수단 등 다른 분야도 북측이 협의가 준비되는 대로 입장을 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앞서 남북은 9일 고위급 회담을 통해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에 합의하고, 구체적인 사항은 실무회담을 열어 논의하기로 했다. 이후 통일부는 12일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15일 오전 10시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실무회담을 열자”고 제의했다. 북측 제안을 기다렸지만 고위급 회담 뒤 사흘이 지나도록 반응이 없자 불가피하게 선수를 친 것이다.

대표단은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 김기홍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 기획사무차장 등으로 구성했다. 남북관계 개선 논의가 진행될 것까지 염두에 두고서다.

하지만 북한이 방문단 중 먼저 예술단 부분부터 떼어내 협의할 것을 제의한 만큼 정부가 이를 수용하면 일단 분야별 실무회담 형식으로 향후 협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우리측 대표단도 북측 대표단에 대응하는 형태로 새로 꾸려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북한의 출전 종목과 선수단 규모, 단일팀 구성 등이 최종 결정될 IOC와 남북 간 20일 회의 이전에는 남북 사이에 어느 정도 실무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추진과 관련해 “우리 선수에게 피해가 없도록 해 나가겠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며 “북측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보고 그런 방향에서 잘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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