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왼쪽) 이란 외무장관과 디디에 렝데르 벨기에 외무장관이 11일 벨기에 브뤼셀 에그몽궁에서 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브뤼셀=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 협정’을 준수할지 평가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이 트럼프 행정부에 이란과 국제사회가 맺은 핵협정을 탈퇴해선 안 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영국, 프랑스, 독일의 외무장관들은 10일(현지시간)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을 벨기에 브뤼셀에 초청해 이란 핵협정 문제를 논의했다고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모게리니 대표는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협정은 작동하고 있다. 이란의 핵프로그램을 계속 면밀한 감시 아래 둔다는 핵심 목표를 계속 이행 중”이라며 “이란은 합의에 따른 약속을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평가상 이란이 핵협정을 위반한 징후는 없다며 “이란의 핵 역량 확보를 예방할 수 있는 더 나은 대안이란 없다”고 말했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무장관도 “핵무기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협약에 부정적인 영향이 가해진다면 다른 나라들에도 위험한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란과 주요 6개국은 10여 년간의 협상 끝에 2015년 7월 이란이 핵무기에 쓰일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 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서방은 대 이란 제재를 해제하는 핵 협정을 맺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이란이 탄도미사일 개발로 핵 협정 정신을 저버리고 있다며 핵 협정을 폐기하겠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지난해말 내놓은 새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에서 이란을 이슬람국가(IS), 알카에다 등과 함께 미국의 안보위협 대상으로 지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을 전후해 이란의 핵협정 준수 여부를 재평가한다. 그는 지난해 10월 이를 ‘불인증’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미 의회가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아 백악관 규정 대로 90일 만에 다시 평가를 하게 됐다. 로이터통신은 11일 익명의 미국 고위 관리를 인용해 이날 중에는 이란 핵협정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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