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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원집 딸, 인도에 첫 스키 메달 안긴 타쿠르

입력
2018.01.11 17:5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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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찰 타쿠르가 9일 터키 에르주룸에서 열린 인도 스키 역사상 최초로 국제대회 동메달을 차지한 뒤 기뻐하고 있다. 타쿠르 트위터 캡처
안찰 타쿠르가 9일 터키 에르주룸에서 열린 인도 스키 역사상 최초로 국제대회 동메달을 차지한 뒤 기뻐하고 있다. 타쿠르 트위터 캡처

인도 스키 역사상 처음으로 국제대회 메달이 나왔다.

인도 알파인스키 선수 안찰 타쿠르(22)는 10일(현지시간) 터키 에르주룸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에이더 3200컵 회전종목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국제대회 알파인 스키에서 얻은 메달은 인도의 첫 쾌거다.

국토의 대부분이 열대지방인 인도는 동계스포츠 불모지나 다름 없었다. 히말라야 산맥에 스키장이 있지만 경기가 열리지 않으면 관리가 잘 되지 않아 스키 선수가 훈련하기 쉽지 않다.

타쿠르는 스키 애호가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7세 되던 해 유럽에서 스키를 처음 접할 수 있었다. 아버지는 딸이 스키선수가 되겠다고 하자 아낌 없이 지원했다. 유럽에서 훈련 하려면 하루에 최소 300유로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 탓에 마음 놓고 훈련을 할 수는 없었다. 정부나 연맹의 지원도 전무한 실정이라 타쿠르의 아버지는 은행, 친구, 친척들로부터 돈을 꿔서 훈련비를 충당했다.

타쿠르의 2살 터울 오빠 히만슈 타쿠르(24)도 인도 알파인스키 국가대표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과 2017 동계아시안게임에 인도 대표로 출전했다. 인도 마날리의 사과 과수원 주인이자 인도동계올림픽연맹(WGFI) 총무이기도 한 그의 아버지 로샨 타쿠르는 아들과 딸 모두를 인도의 알파인스키 대표선수로 키워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지를 온통 하얀 설원과 설산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으로 도배할 정도로 스키 애호가다. 이날 동메달의 영예를 안은 안찰 타쿠르는 “아버지가 주머니를 탈탈 털어서 지원해주셨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런 결과를 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영광을 돌렸다.

타쿠르의 메달 소식에 인도 전역이 들썩였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날 SNS에 “안찰의 국제대회 메달 획득은 매우 훌륭한 업적”이라며 “전 국민이 당신의 역사적인 성취에 흥분을 감추지 못 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전까지는 그저 대회 참가에 의의를 뒀지만, 이제는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타쿠르의 소원은 2018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이다. FIS 주관 대회에 다섯 번 이상 참가해 평균 일정 성적 이상을 내야지 올림픽 출전권을 따낼 수 있는데 타쿠르는 여태 한 번도 이뤄보지 못한 점수다. 컷 오픈 마감 시한인 21일까지 채 열흘도 남지 않아 사실상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을 노려봐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그는 “쉽지 않은 걸 알고 있지만 아이슬란드, 파키스탄, 이란 등 국제대회에 참가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해볼 생각”이라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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