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국내 최대 드러그스토어 운영 기업인 롯데 롭스(LOHB's) 신임대표로 내정된 선우영(51ㆍ사진) 롯데하이마트 온라인 부문장(상무)은 롯데그룹의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이다. 선우 대표는 특히 보수적 색채가 강한 롯데그룹에서 20년 만에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발탁됐다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연세대 식생활학과를 졸업한 선우 대표는 1989년 대우전자에 입사한 뒤 1998년 롯데하이마트 전신인 하이마트로 옮겨 상품관리와 온라인 부문 업무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선우 대표의 최대 장점은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한 리더십으로 요약된다. 무엇보다 그룹 차원에서 차세대 먹거리로 정한 ‘옴니채널’(온ㆍ오프라인 및 모바일 등의 쇼핑 환경을 연계시킨 상품 구입 체계) 구축의 초석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그는 오프라인 중심이었던 롯데하이마트 사업을 응용 소프트웨어(앱) 결제시스템 도입을 통해 온라인쇼핑으로 확장시키면서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최근 국내 가전유통업계의 첫 온ㆍ오프라인 결합형 매장인 롯데하이마트 옴니스토어 구리역점 개장 역시 선우 대표가 주도했다. 독서와 휴식 등이 가능한 이 곳에선 매장에 진열되지 않은 상품도 비치된 태블릿 컴퓨터(PC)로 검색해 원하는 제품을 결제ㆍ구매할 수 있다. 덕분에 그룹 내부에선 선우 대표의 이번 인사를 두고 “최첨단 기술을 모든 사업부분에 적용시켜 혁신을 이뤄야 한다”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영 방침이 반영된 결과란 평가가 나온다. 신 회장은 앞서 “2020년까지 반드시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배출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상품기획자(MD)로서 풍부한 경험을 가진 선우 대표는 상품 트렌드와 소비자들의 숨은 욕구에 대한 감각이 남다르다”면서 “책임감이 강하고 직원들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허재경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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