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원점서 재검토를” 반발

작년 국회 ‘상위 10% 제외’ 합의에
야권·맞벌이 등 비판여론 거세
상위 10% 산정에 年 300억원 소요
全가구 지급 위해선 788억 더 필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국회의 ‘아동수당 선별 지급(소득상위 10% 제외)’ 결정에 반기를 들고, 0~5세 아동이 있는 모든 가정에 월 10만원의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방안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해 여야가 90%만 아동수당을 주기로 결정한 뒤, 국회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셌다.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은 지난 10일 세종시에서 출입기자들과 만나 “소득 상위 10%에 아동수당을 안 주게 된 것이 너무 아쉽다”며 “아동수당은 아직 법이 안 만들어졌으니 도입 초기부터 모든 가구에 줄 수 있도록 다시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아동수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핵심 공약으로 정부가 지난해 9월 ‘2018년 7월부터 0~5세 자녀가 있는 모든 가구에 월 10만원씩 지급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야당의 반대로 상위 10%는 제외하고 시행 시기를 오는 9월로 미루기로 여야가 합의, 축소된 예산이 통과됐다. 우선 예산만 확보된 상태이며 아동수당 법안은 아직 제정되지 않았다.

박 장관은 “10%를 제외하려면 행정적 절차와 준비가 필요하지만 전체를 대상으로 하면 훨씬 쉽다”고 원안 재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10%를 걸러내기 위해 막대한 행정비용이 들고, 아동수당을 받지 못하게 된 상위 10%에게는 예외적으로 당초 없애기로 한 자녀세액공제를 부활시켜주기로 하면서 세제는 누더기가 됐다. 상위 10%를 가려내려면 매년 공무원 500명의 행정인력과 약 300억원 가량의 행정비용이 추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기초연금도 소득 하위 70%에 선별적으로 지급하고 있지만, 아동수당은 경제활동인구에 해당하는 아동의 부모 재산과 소득 가변성이 커 제외 대상을 가리는 작업이 더 까다롭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관건은 입법권을 쥔 국회가 호응하느냐 여부다. 박 장관은 “학계와 국민 여론이 다 줘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고, 야당 의원들도 지금 생각하면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아동수당 예산은 올해 7,096억원이 배정됐는데 100% 지급을 목표로 하면 788억원 가량 예산이 늘어나야 하는데, 박 장관은 “국회에서 (예산 문제도) 잘 판단해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장관의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박 장관의 발언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필요한 복지 논란을 촉발시킬 수 있다고 비판하면서, 아예 원점에서부터 개선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낸 입장문에서 “박 장관이 논란을 촉발시킨 만큼 아동수당제도 대안이나 개선안 자체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 밖에 없다”며 “사실 아동수당제도는 투입되는 예산의 규모에 비해 저출산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였던 만큼 소득하위 90%를 지키기 어렵다면 아동수당을 소득수준별로 차등 지급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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