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청와대에 “진실밝혀 주세요” 국민청원
황운하 울산청장, “수사지시에 검ㆍ법 협조할 것”
압수수색영장 발부 시 수사 급물살 가능성 높아
게티이미지뱅크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이 ‘고래고기 환부사건 수사’에 대해 청와대 국민청원이 진행중인 것과관련, “청와대에서 사건이 다시 (경찰로) 내려올 경우 검찰과 법원도 계좌 및 통화내역 압수수색에 협조할 것으로 본다”고 밝혀 수사방향을 둘러싸고 검ㆍ경이 충돌하고 있는 이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황 청장은 11일 낮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사건에 대한 법 처리에 있어 검찰과 법원도 법률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청와대가 국민청원을 받아 들여 사건의 철저한 수사를 경찰과 검찰 등에 지시할경우 검찰과 법원이 이 사건 수임변호사 등의 계좌거래 및 통화 내역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진실규명이 새로운 국면을 맡게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앞서 황 청장은 “검찰은 고래고기 환부 과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변호사와 당시 피의자, 공무원들 사이에 부정한 거래가 있었는지를 수사하는데 필수적인 변호사 사무실 장부와 계좌, 통화내역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했다”고 불만을 제기해왔다.

특히 “검찰에 기록열람 등사요청을 하면 평소와는 다르게 범죄를 소명하기 위한 자료인데도 수사결과인 범죄성립의 이유를 대라는 것과 같이 수사상 필요한 사유를 소명하라는 이유를 대면서 수사에 응하지 않았다”고 검찰과 법원의 태도를 비난해왔다.

황 청장은 “검찰과 법원이 관련자 통화 및 은행 거래내역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즉시 발부했더라면 전관예우의 구체적 진실규명 등 수사는 길어야 한 달 빠르면 2주 만에 이미 끝났을 것”이라며 수사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해양환경단체인 핫핑크돌핀스는 지난 9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코너에 ‘울산 검사 고래고기 무단 환부사건 진실을 밝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이 단체는 청원개요에서 “울산지검에서 2016년 4월 해양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모 검사는 경찰이 불법 포경 증거물로 압수한 고래고기 27톤 중 21톤을 당시 피고인 신분이던 포경업자들에게 한 달 만에 되돌려줬다”면서 “이 고래고기는 울산경찰이 밍크고래 포획·유통업자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하면서 압수한 것이어서 불법 유통 가능성이 농후했다”고 밝혔다.

또 “검찰은 고래연구센터의 DNA 분석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고래고기 21t을 포경업자들에게 돌려주면서, 수사 담당 경찰의 입회도 배제했다”면서 “통상 압수한 고래고기를 공매하거나 폐기 처분한 관례를 고려하면 이례적인 조치이며,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고래 포획·유통업자들이 선임한) 검사 출신의 변호사가 압력을 행사했거나 금전적 대가를 제공했을 개연성도 있다”면서 “이 변호사는 2억원의 수임료를 받고도 실제로는 4,000만원만 받았다고 신고한 혐의 등으로 현재 울산경찰청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경찰은 이 검사와 검사출신 변호사가 선후배 관계인 만큼 전관예우에 따른 금품이 오갔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관련자들의 통화내역 및 계좌거래 내역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수 차례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청원이 2월 8일까지 한 달간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관련 부처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 등 책임 있는 당국자의 답변을 들을 수 있지만 국민적 관심이 크다고 판단될 경우 그 이하라도 답변할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이 사건은 지난해 9월 경찰 내 대표적 수사권독립론자인 황운하울산경찰청이 취임하면서 같은 해 4월 경찰이 압수한 고래고기 32톤을 불법포획 여부를 검사하는 DNA 분석 결과가 나오기 전에 검찰이 피의자에게 반환한 데 대해 수사를 지시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경찰은 검찰의 고래고기 환부 조치는 피의자들의 범죄 전력 등을 볼 때 불법포획된 고래로 추정되는 압수물이라는 점에서 법적으로 문제가 많다고 판단했다.

특히 사건 변호사가 검사 출신 전관으로, 환부를 지시한 울산지검 담당검사와 사법연수원 선후배 간이어서 전관예우가 있었다는 것이 경찰의 심증이었다.

그러나 이 사건은 경찰이 수사를 시작한 지 4개월이 넘도록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검경의 갈등만 깊어지고 있어 진실이 규명될 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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