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연말부터 17개 시ㆍ도에
가칭 사회서비스진흥원 설치
어린이집ㆍ복지시설 등 운영케
흡수 범위 시도 지사에 재량
문 대통령 ‘서비스 공단’ 공약
“민간시설 눈치에 후퇴” 지적
게티이미지뱅크

국공립 어린이집 등 사회복지시설은 올 연말부터 순차적으로 ‘사회서비스진흥원’(가칭)에 흡수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시설 종사자들은 진흥원 소속 정규직이 된다. 단, 흡수 범위에 대한 재량을 지방자치단체에 넘겨 공약 후퇴라는 시각도 있다.

1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사회서비스 관리 및 진흥에 관한 법률’제정안을 이달 중 의원 입법 형태로 발의할 예정이다.

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지자체는 신규 국공립시설이나 민간과 위탁계약이 만료된 국공립시설의 운영을 전국 17개 시ㆍ도에 설치될 사회서비스진흥원에 우선 위탁을 해야 한다. 이에 따라 진흥원이 국공립인 어린이집이나 장기요양시설, 아동보호전문기관, 노인돌봄ㆍ장애인활동보조ㆍ발달재화서비스 제공기관 등을 직영하게 된다. 이들 시설 종사자는 진흥원 소속 정규직 직원으로 채용된다.

다만 제정안은 각 진흥원의 설치 주체인 광역시장ㆍ도지사에게 국공립이라 할 지라도 어떤 시설의 운영권을 진흥원에 넘길 지를 결정할 수 있게 했다. 국공립 어린이집을 위탁 운영하고 있는 법인과 개인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관계자는 “보육보다 근로 환경이 더 열악한 요양ㆍ재가사업 흡수에 더 역점을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요양ㆍ재가사업과 관련해 복지부는 진흥원이 지역 내 소규모 영세 기관들을 인수합병(M&A)한 뒤 요양보호사를 직접 채용해 방문요양, 노인돌봄, 장애인활동지원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규모의 경제’를 살릴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애초 대선 공약에서 ‘사회서비스공단’ 설립을 약속했다. 사회서비스공단은 사회서비스 근로자의 처우가 다른 산업과 비교해 열악한 점에 착안, 공단을 세운 뒤 이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해 처우와 서비스 질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고안됐다. 하지만 민간 침해 논란이 불거지며 거부감이 적은 진흥원 형태로 변경됐다. 17개 시도에 생기는 진흥원은 한 곳당 평균 인원이 70명, 연간 운영비는 40억원 수준이 될 예정이며 복지부에는 진흥원들을 관리하는 ‘사회서비스지원단’을 설치할 계획이다. 공단이 국민연금 재원을 활용해 국공립 시설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됐으나, 최종안에서는 빠졌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지자체에 재량을 넘기면 진흥원이 직접 운영할 대상이 대폭 줄어들 것”이라며 “수요자인 국민과 시설 노동자보다는 소수의 시설 사장을 더 배려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올 연말 지자체 4곳에 진흥원을 시범 설치한 뒤 2019년 전체 지자체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해당사자들의 반발로 입법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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