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로 방남 때 루트는

도로망 좋아 버스이동 적합
마식령 스키장서 발대식 땐
동해선 도로 재가동할 수도
우리측 대표단 차량이 9일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를 건너 판문점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대표단이 육로로 남측에 내려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육로 참가가 성사될 경우 개성공단으로 통하는 도라산 라인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과거 금강산 관광 때 사용한 동해선 도로가 재가동될지도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인 지난해 1월 “북한 선수단과 임원단이 육로나 철로로 내려오면 특별히 의미 있는 평화의 상징”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북한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을 비롯해 남측에서 열린 국제 스포츠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주로 고려항공편을 이용해왔다. 따라서 육로로 대회에 참가한다면 전례가 없는 일이다.

육로 방문은 한반도 분단의 상징인 군사분계선(MDL)을 직접 넘어온다는 상징적 의미도 크다. 통일부가 10일 “전날 고위급 회담 전후로 북한에 육로 방남을 제의한 것은 없다”고 밝혔지만 내부적으로는 육로 참가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희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도 “북한 선수단이 금강산 육로를 통해 오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도로망이 가장 잘 갖춰진 건 서쪽의 평양~개성~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파주~평창을 잇는 경로다. 평양에서 개성까지는 열악하기는 해도 고속도로가 깔려있고, 2016년 2월 가동을 중단하기까지 서울에서 개성공단으로 매일같이 오가던 우리측 인원이 사용하던 도로가 온전히 정비돼 있다. 특히 북측이 매머드급 인원을 평창에 보내기로 약속한 터라, 수십 대의 버스가 이동하기에도 적합하다.

북한 대표단이 동쪽의 금강산을 거쳐 올 수도 있다. 2008년 7월까지 금강산 육로 관광에 사용하던 길이다. 원산~고성 CIQ~속초~강릉~평창으로 연결되는 도로다. 군 당국이 북한의 기습공격에 대비해 속초 근처 양양에 102기갑여단을 배치할 정도로 도로 사정은 괜찮은 편이다. 다만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10년간 고성 북쪽의 도로는 사용하지 않아 얼마나 빨리 정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북한이 평창올림픽 출정식을 어디서 하는가도 중요 변수다. 서쪽의 평양에서 동해의 원산까지 도로사정이 열악하기 때문에 평양에서 올림픽 참가 깃발을 든다면 동해선 라인은 사실상 이용하기 어렵다. 반면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이 각별히 공을 들인 원산 인근 마식령스키장에서 발대식을 한다면 동해쪽으로 내려오는 게 현실적이다.

이 외에 판문점을 통해 북한 대표단이 올 수도 있다. 하지만 남북 간 군사회담으로 결정할 수 있는 동ㆍ서해 루트와 달리 판문점을 관할하는 유엔군사령부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상황이 복잡하다.

물론 도로가 아닌 철로를 이용할 수도 있다. 다만 동해선 철로는 일부 끊겨있어 불과 한 달 남은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복구하기 촉박한 데다, 경의선은 북한 개성까지 연결은 돼 있지만 남북 간 철로의 폭이 서로 달라 중간에 대규모 인원이 기차를 갈아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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