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1,050조원 투입 방안

미국이 보유한 핵 미사일. 한국일보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 중국, 북한의 핵 위협 등을 저지하기 위해 향후 30년간 약 1조 달러(1,050조원)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외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 지시로 준비 중인 새로운 ‘핵 태세 검토’(NPR) 보고서에서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트라이던트 D5)을 위한 저강도 핵탄두 개발 및 핵무기 사용 기준 완화 등을 검토 중이다. 북한 등의 핵 위협에 맞서, 보다 광범위한 상황에 다양한 핵무기를 투입할 능력을 갖추겠다는 얘기다. 이 같은 사실은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군축 및 비확산담당 선임국장을 지낸 존 울프스탈이 관련 정보를 취합해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울프스탈은 “트럼프 행정부의 NPR 보고서는 국방에 있어 핵무기의 역할을 줄이려고 한 오바마 정권보다 확실히 더 강경한 내용으로 채워졌다”고 설명했다.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경우를 확대해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거나 중요한 기반 시설 또는 핵과 관련한 명령ㆍ통제 장소가 공격을 받았을 경우 핵 공격을 받지 않았더라도 핵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1987년 합의한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파기하고 러시아가 신형 지상 발사형 순항미사일을 배치한 데 대한 맞대응으로 수중 발사 핵순항 미사일 재도입에 착수한다는 내용도 있다. 트라이던트 D5 미사일 탄두 소형화도 러시아를 견제하는 방안으로 꼽힌다.

울프스탈은 “이 문건을 작성한 사람들에게 들은 바로는 중국과 북한, 러시아에 미국의 명확한 ‘억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고 말했다. 또 “북한이나 러시아의 핵무기 도발이 그들에게 엄청난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점을 온건하고 중립적인 언어로 적절하게 해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울프스탈은 그러나 “보고서는 이런 목표를 달성하려면 미국이 두 종류의 새로운 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는 논거를 제시하는데 이 부분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이미 저강도 무기와 전술핵무기인 B61 폭탄, 공중발사 순항미사일 등을 보유한 상황에서 트라이던트 미사일에 탑재되는 탄두 개량은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이삭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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