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농담 건네고, “확 드러내자” 회담 공개 제안도
김정은 신년사 기조 맞춰 화기애애한 분위기 연출
조명균 통일 장관은 절제되고 차분한 분위기로 대조
9일 남북 고위급회담이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렸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남측 대표단이 평화의 집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을 영접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년 1개월 만에 마주 앉은 남북 대표단의 회담 스타일은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돌부처’란 별명답게 시종일관 절제되고 차분한 모습을 유지했다. 반면 협상장에서 버럭 하기 일쑤였던 북측 수석대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농담도 먼저 던지는 등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과거 남북 군사회담 때 입던 군복 대신 푸른색 줄무늬 넥타이를 매고 양복 차림으로 나타난 리 위원장은 등장부터 거침 없었다. 9일 오전 9시 30분 군사분계선(MDL)을 걸어서 넘어 회담 장소인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 도착한 리 위원장에게 취재진이 회담 전망을 묻자, 그는 “잘 될 겁니다”라고 호탕하게 외쳤다. 지난 2011년 남북 군사실무회담에서 천안함 폭침 책임을 따져 묻다 버럭 화를 내고 10분 만에 회담장을 박차고 일어섰을 때랑은 딴판이었다. 회담장에서도 기자들이 악수 포즈를 다시 요청하자 “기자선생들에게 잘 보여야 합니다”라는 농담도 하며 작정한 듯 분위기를 띄웠다. 다만 오후 회의에서는 공동보도문을 놓고 남측과 줄다리기도 했고, 남측의 비핵화 언급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다소 들떠 있던 북측과 달리 남측 대표단은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조 장관은 회담 시작 전 ‘오랜만에 판문점에 온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게 “잘 준비해서 하겠다”는 짤막한 대답만 한 채 별다른 표정이 없었다. 리 위원장이 회담 공개라는 깜짝 카드를 내놓자, 조 장관은 “모처럼 만나서 할 얘기가 많은 만큼 통상 관례대로 진행을 하고 필요하면 공개를 하자”고 역제안을 하며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다. 한미공조를 감안하고 보수 진영의 반발을 의식한 표정관리였다는 해석도 있다.

판문점=공동취재단ㆍ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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