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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74곳 소녀상 거제에 모두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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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74곳 소녀상 거제에 모두 모인다

입력
2018.01.0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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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문예회관서 그림 전시

지킴이 대학생이 그리고

소녀상 활동가가 비용 부담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옆에서 김세진씨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세진씨 제공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옆에서 김세진씨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세진씨 제공

전국 74곳 소녀상들이 모두 거제로 모인다. 12일부터 17일까지 거제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진행되는 ‘대한민국 74곳의 소녀상 거제 모이다’전을 통해서다.

전국에 있는 소녀상을 8절지 화폭에 하나하나 담은 상명대 만화ㆍ애니메이션학과 4학년 김세진(30)씨는 “서울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지킴이 활동을 1년째 하던 중 한 시민이 전국 어디에 몇 개의 소녀상이 있는지 물었는데 답을 하지 못했다”며 “현황도 모르고 자리만 지키는 것 같아 너무 얼굴이 화끈거려 미안한 마음에 전국의 소녀상을 찾아 다니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시작은 지난해 5월 15일 부산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이었다. 김씨는 “동료가 힘들게 현장을 지키는 데 편하게 그림만 그릴 순 없어 낮에는 그림을 그리고 밤이 되면 소녀상 옆에서 노숙을 했다”며 “힘들었지만 그보다 더 보람이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의 이러한 작업은 104일간 이뤄졌다. 김씨는 “최근 고향인 전주 전북예술회관에서 소녀상 작품 38점을 전시했다”며 “거제에서는 74곳의 소녀상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고 밝혔다.

김세진씨가 그린 부산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김세진씨 제공
김세진씨가 그린 부산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김세진씨 제공

이번 전시가 거제에서 성사될 수 있었던 것은 위안부 피해자 문제와 소녀상 건립 확산을 위해 활동하는 이상철(33)씨의 도움이 가장 컸다. 대관료와 전시에 필요한 비용을 모두 부담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거제 소녀상 제작에 후원하지는 못했지만 다른 지역 소녀상 제작을 후원하며 활동을 해왔다”며 “그러던 차에 노숙을 하며 소녀상을 그린다는 세진씨 이야기를 듣고 너무나 감동 받아 전시회 추진을 구상했다”고 밝혔다.

거제 한 조선소 노동자인 이씨는 이번 전시회 준비를 위해 다니던 회사까지 그만뒀다. 그는 “전시를 준비하려면 한 달 가량 집중해야 하는데 다른 직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없어서 회사를 그만뒀다”며 “다행히 전시를 마치면 같이 일하자는 회사가 있어서 다소 마음 편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청년은 “전시회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거제=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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