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단체 활동가들이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개 식용 없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열자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동물보호연합 제공

연초부터 동물보호단체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가 있다. 바로 ‘개식용’ 문제다. 개식용 이슈가 어제 오늘 일은 아닐 텐데 유독 지금 논란이 된 데에는 두 가지 계기가 있다. 경기 성남 모란시장 도살장 철거와 다음달 9일부터 강원도에서 열리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다.

먼저 모란시장의 경우 개 도살장을 철거하기로 약속한 업소 21곳 중 1곳인 ㅅ업체가 철거를 거부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지난 2016년 12월 성남시와 모란시장 상인들은 살아 있는 개들의 전시를 중단하고 불법적 개 도살을 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ㅅ업체가 갑자기 마음을 바꾸어 도살영업을 해온 것이다. 성남시는 근린생활시설로 등록한 ㅅ업체가 무단으로 용도를 변경한 것으로 보고 건축법 위반으로 철거명령을 내렸고, ㅅ업체는 행정집행정치 가처분을 냈다. 법원이 “철거집행정지가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인용 결정하면서 ㅅ업체는 도살 주문이 몰리는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한국동물보호연합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개식용을 중단하자는 뜻에서 만든 이미지. 한국동물보호연합 제공

두 번째는 한달 앞으로 다가온 평창올림픽이다. 강원도는 당초 ‘외국인 반정서 음식점 간판 및 시설 개선’ 사업을 통해 평창군과 강릉시 일대의 보신탕 집 총 18곳의 간판과 시설을 정비하기로 했다. 하지만 식당 한 곳당 1,000만원을 지원해 간판만 바꿔 운영을 하든지, 간판을 떼고 운영 하되 대회가 끝나면 기존 간판을 다시 부착하기로 한 내용이 알려지면서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지적이 제기됐고 이 안은 폐기됐다. 대신 업종 전환을 하면 식당 한 곳당 2,0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는데 1년이 지난 지금 업종 전환을 한 곳은 두 곳이다.

두 사례를 통해 알 수 있었던 건 개식용 문제는 지역자치단체 선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성남시와 강원도 모두 어떤 이유에서든 나름대로 시장 상인이나 보신탕 식당 운영자들의 업종 전환을 위해 설득하고 노력했지만 개식용 문제가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한 해결할 수 없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축산법에는 개가 포함되어 있지만 축산물 위생관리법에는 개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은 누누이 지적해왔다. 지자체들은 개식용 문제에 동물보호법이나 식품위생법이 아닌 엉뚱한 건축법, 간판 시설 사업 등을 적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태어나지 얼마 되지 않은 개들이 오물을 뒤집어 쓴 채 잔반을 먹고 있다. 이렇게 한해 약 100만 마리의 개가 식용으로 도축된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기대를 걸었던 동물보호법 개정안 역시 이를 막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동물권 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는 동물 학대 범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로 신체적 고통을 주는 행위가 명시됐지만 시행 규칙에서 이를 위해나 상해 두 가지로 규정하려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렇게 되면 식용을 위해 개들의 몸을 철망에 구겨 넣어 도살장으로 이동하는 것을 처벌할 수 없다. 동물권 연구단체인 PNR의 서국화 변호사는 당장 검사 받은 식육만을 유통하도록 하는 식품위생법만 제대로 적용해도 개고기는 유통될 수 없지만 이를 묵과하는 정부가 문제라고 했다.

2018년은 60년 만에 돌아온 황금 개의 해다. 이를 기념해 나온 제품이나 이미지 속 귀엽고 행복한 개의 모습이 올 한해는 현실로 이어지길, 또 이를 위해 해묵은 개식용 논란 해결에 진척이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고은경 동그람이 팀장 scoopko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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