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PGA투어 산뜻한 출발
우즈 풀타임 시즌 치를지 관심
하와이 해변을 배경 삼아 430야드 길게 내리 뻗은 12번 홀. 파4로 조성된 이 홀에서 남자 골프 세계 1위 더스틴 존슨(34ㆍ미국)이 공을 찢을 기세로 드라이버 샷을 때렸다. 한참 날아간 공은 그린을 약 50야드 남긴 지점에 떨어지더니 경사를 타고 홀 방향으로 거침없이 내달렸다. 모두가 홀인원을 기대하고 환호를 내지르려는 순간, 공은 홀 바로 앞 10㎝ 지점에 멈춰 섰다. 비록 진기록은 놓쳤지만 존슨은 8일(한국시간) 괴력의 장타를 앞세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센트리 챔피언스 토너먼트(총상금 630만 달러ㆍ약67억원)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PGA투어가 ‘왕중왕전’으로 2018년 새 출발을 알렸다. 이날 끝난 센트리 챔피언스 토너먼트는 지난 시즌 PGA투어 우승자 34명이 출전해 승부를 가리는 왕중왕전 성격의 대회다. PGA투어는 가을에 시즌을 시작해 다음해 투어 챔피언십을 끝으로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데, 한 겨울인 11~12월은 투어를 쉰다. 지난해 11월 RSM 클래식을 끝으로 2달여간 휴식에 들어간 PGA투어는 이번 대회를 통해 재개됐다.
2018년 PGA의 화두는 단연 타이거 우즈(43ㆍ미국)의 부활이다. 우즈는 지난해 4월 네 번째 허리수술을 받고 재활에 전념하다 지난달 히어로월드챌린지에 나서 8언더파로 9위에 오르며 건재를 과시했다. ‘단기전’ 기량을 입증한 우즈는 이제 시즌 전체를 소화할 수 있을지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2018년 꽉 채운 스케줄로 경기하고 싶다”며 강한 의지를 내보인 바 있다. 구체적인 투어 참가일정을 확정하진 않았지만 일단 그는 25일 개막하는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과 다음달 15일 제네시스 오픈에는 반드시 출전하겠다고 밝힌 상태. 우즈가 2013년 이후 5년 만에 풀 타임 시즌을 치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동시에 2013년 8월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이후 다시 한 번 정상에 오를 수 있을지도 관전포인트다.
4개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는 커리어그랜드슬램 탄생도 관심거리다. PGA투어에서는 2000년 우즈 이후 커리어그랜드슬래머가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 디 오픈 포함 3승을 올리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조던 스피스(25ㆍ미국)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8월 개최되는 PGA 챔피언십 우승컵을 추가하면 사상 6번째 주인공이 된다. 로리 매킬로이(마스터스), 필 미켈슨(US오픈)도 사정권 내에 진입해 있다.
한국 선수들의 활약도 기대된다. 지난해 ‘5번째 메이저’라고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시우(23ㆍCJ대한통운)는 이후 별 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지만, 이날 센트리 챔피언스 토너먼트에서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투어 4번째 시즌을 맞은 김민휘(26)는 지난해 10월 국내에서 열린 CJ컵에서 4위에 오른 데 이어 11월 슈라이너스 호스피탈스 포 칠드런 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빠른 속도로 우승권에 근접해가고 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