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중앙집중 권한 사람들에 돌려줘”
가상화폐 연구를 새해 과제로 언급
거래소 지분 가진 넥슨, 카카오
‘투기’ 시선에 사업 진출 부인 불구
게임 내 가상화폐 도입 등 가능성

“가상화폐와 암호화 기술의 긍정, 부정적 측면과 이런 기술을 페이스북 서비스 안에서 어떻게 사용하는 게 가장 효과적일지 심층적으로 연구하는 데 관심이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새해 계획 중 하나로 ‘가상화폐’ 공부를 꼽았다. 그는 지난 4일 올 한 해 페이스북의 문제점을 찾아 대대적으로 수술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여기에 가상화폐 관련 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저커버그 CEO는 “사람들은 정보기술(IT)이 권한을 분산시키기보다는 집중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와 반대로 가상화폐 같은 기술은 중앙집권적 시스템에서 권한을 빼앗아 사람들에게 되돌려준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 같은 일부 거대 기업에만 쏠려 있는 인터넷 권력을 대중에게 분산시키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는 “가상화폐나 암호화 기술은 통제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며 연구가 더 필요한 이유를 밝혔다.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수장인 저커버그 CEO가 새해 벽두부터 가상화폐 연구 계획을 알리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미 IT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페이스북 임원 가운데 가상화폐에 관심을 보인 건 그가 두 번째로, 메신저 담당 데이비드 마커스 수석부사장이 지난달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이사회에 합류하기도 했다.

국내를 대표하는 IT 기업들도 직간접적으로 가상화폐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게임업체 넥슨은 지난해 9월 지주사 엔엑스씨(NXC)를 통해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의 지분 65.19%를 913억원에 인수했고, 카카오의 경우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2대 주주로 있다. 최근 투기 광풍으로 인한 부정적 시선 탓에 이들 기업은 “유망 기업에 대한 투자일 뿐 가상화폐 사업 진출은 아니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언제든 게임 내 가상화폐 도입이나 메신저와의 결합 등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게 IT 업계의 분석이다.

가상화폐의 가치와 가능성을 놓고 긍정과 부정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이처럼 거대 IT 기업들이 가상화폐에 관심을 두는 건 무엇보다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공공기록장부)의 발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이란 거래 정보를 중앙 서버가 독점 저장ㆍ관리하지 않고 모든 거래 참여자들이 체인처럼 연결돼 동일하게 보유하는 기술로, 다른 사람들과 엮여있기 때문에 위ㆍ변조할 수 없고 일부가 손실되더라도 복구가 쉽다. IT 업계 관계자는 “가상화폐의 가치가 앞으로 계속 상승할 가능성도 있지만, 가치 상승으로 인한 이득보다는 4차 산업혁명시대 유망 기술로 꼽히는 블록체인을 연구하고 노하우를 쌓는 게 주목적”이라고 말했다. 가령 지금은 몇몇 플랫폼이 음원을 유통하며 수수료를 챙겨가고 있지만, 블록체인이 보편화하면 복제 위험 없이 음악 창작자와 소비자가 직접 거래 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시장조사업체 IHS도 올해 지각변동을 일으킬 기술 중 하나로 블록체인을 꼽았다. IHS는 “블록체인은 금융 외에도 온라인 광고 효과 측정, 음원 저작권 사용료 분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개발 및 이용되고 있으며 2018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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