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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아노 가죽→포코노 나일론… 프라다 왕국의 미래는

입력
2018.01.06 14: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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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윤 세종대 패션비즈니스전공 주임교수

나일론 소재로 만든 프라다 가방.
나일론 소재로 만든 프라다 가방.

“프라다 원단으로 만든 고급바지입니다.”

요즘 여성 의류 매장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상품설명이다. 특히 속옷 재질을 물을 때 흔히 사용된다. 고급 한복에 사용되는 실크는 대중에게 익숙한 의류 소재의 명칭이지만 정작 프라다 원단이라고 점원이 말하면 명품 브랜드를 모르는 이들은 고개를 갸웃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프라다 원단은 대한민국의 패션리더, 특히 해외명품 유행을 주도한 소비자들에겐 익숙한 단어다. 이들이 가장 세련된 브랜드로 꼽는 패션 브랜드 또한 ‘프라다’다.

프라다는 루이뷔통, 버버리 등 해외명품 브랜드의 태생과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설립자 마리오 프라다가 1913년 밀라노에 가죽제품 전문매장을 연 게 시초고 이후 외손녀 미우치아 프라다가 브랜드를 이어받아 디자인의 혁신, 새로운 소재의 개발에 힘쓴 끝에 포코노 나일론을 이용한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기반으로 다양한 종류의 가방을 출시했다. 바로 이런 포코노 나일론이 프라다 원단이다. 오늘날 포코노 나일론은 많은 패션브랜드들의 주요 소재로 이용돼 업계에선 ‘국민 소재’라고도 불린다.

프라다가 가장 중시하는 건 일본 시장이다. 프라다의 주요 고객층이 일본이어서 한때 프라다의 홈페이지는 영어와 일본어 두 개 언어로만 서비스가 될 정도였다. 프라다는 1990년대 중반부터 일본에서 신상품을 가장 먼저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프라다는 최근 한국 소비자들이 주요 고객층으로 부상하자 일본 중심의 시장을 뛰어넘어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세계적인 건축가 렘 쿨하스와 경희궁에서 ‘프라다 트랜스포머’를 통해 서울의 문화와 프라다의 콘셉트를 동시에 홍보하는 문화 마케팅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프라다는 국내시장에서 고급패션브랜드의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대중에게 존재감을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단순히 값비싼 옷과 가방을 파는 브랜드가 아닌 문화를 파는 브랜드로, 가치를 파는 브랜드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프라다는 또한 국내에서 LG전자와 협업으로 `프라다폰`을 출시해 한때 럭셔리 휴대폰시장을 이끌었고, 현대자동차와 ‘제네시스 프라다’를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글로벌 명품브랜드가 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에 대한 정답은 이미 나와 있다. 많은 소비자가 브랜드의 존재를 인식하고 상품의 가치를 높이 평가할 때 브랜드는 신화가 된다. 프라다는 설립자 마리오 프라다가 창업과 동시에 사피아노 가죽을 개발하고 손녀인 미우치아 프라다가 포코노 나일론을 유행시켰다. 혁신적인 제품개발을 바탕으로 시대에 부합하는 디자인 철학을 구축하는 것이 프라다와 같은 패션브랜드 왕국을 설립하는 비법이다. 여성복 라인에서 시작 남성복, 잡화를 비롯한 프라다의 브랜드 확장성을 고려한다면 우리는 언젠가 프라다만을 원하고 구입하고 사용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조정윤 세종대 세종대 패션비즈니스전공 주임교수
조정윤 세종대 세종대 패션비즈니스전공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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