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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중ㆍ일 ‘반상(盤上)외교’, 평창 올림픽 포석 짠다…북한에도 ‘손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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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중ㆍ일 ‘반상(盤上)외교’, 평창 올림픽 포석 짠다…북한에도 ‘손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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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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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왼쪽) 9단,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가 지난해 11월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여울공원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 바둑대축제'에서 한 팀을 이뤄 중국 현지에서 한 팀을 이룬 창하오 9단, 노영민 주중 한국대사와 원격 화상 바둑 대결을 펼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이창호(왼쪽) 9단,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가 지난해 11월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여울공원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 바둑대축제'에서 한 팀을 이뤄 중국 현지에서 한 팀을 이룬 창하오 9단, 노영민 주중 한국대사와 원격 화상 바둑 대결을 펼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2월9일)이 한달 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바둑을 활용한 반상(盤上)외교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반상외교 영역이 중국과 일본은 물론 북한까지 확대될 전망이어서 주목된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의원들로 구성된 기우회는 중국과 일본측에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을 위한 국회의원 친선바둑대회’를 제안할 계획이다. 한ㆍ중ㆍ일 세 나라 국회의원들의 바둑대회 개최 추진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음 달 7~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채에서 진행될 이번 행사의 초청 대상은 창룽쥔 중국 정협 부비서장과 야나기모토 다쿠지 의원(7선) 등을 포함해 양국에서 각각 10명 내외다. 대회 직후 3개국 의원들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관까지 동행할 방침이다. 기우회 소속인 조훈현 자유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는 “이번 대회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목적으로 마련됐다”며 “기우회 회장을 맡고 있는 원유철 의원이 다음 주까지 일본과 중국을 잇따라 방문해 직접 정계 인사들을 초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교류는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히면서 한반도 정세가 대화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시점에서 추진된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실제 북한이 5일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관련, 남측에서 제안한 고위급 회담 수락 입장을 전해오면서 얼어붙었던 남북 관계도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했던 지난해 12월 베이징 국빈만찬장에서 시진핑(앞줄 왼쪽) 국가주석으로부터 선물 받은 바둑판과 바둑알을 살펴보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했던 지난해 12월 베이징 국빈만찬장에서 시진핑(앞줄 왼쪽) 국가주석으로부터 선물 받은 바둑판과 바둑알을 살펴보고 있다. 청와대 제공

남북 관계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중국 수뇌부들이 널리 알려진 바둑 애호가란 점도 반상외교에선 긍정적이다. 바둑 마니아로 유명한 중국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는 최근 방중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옥으로 만든 바둑판과 바둑알을 선물한 바 있다. 아마 4단 기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문 대통령의 바둑 애착 역시 남다르다. 지난해 11월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여울공원에서 열렸던 ‘2017 대한민국 바둑대축제’에선 영상 축사 메시지를 통해 “저도 바둑을 아주 좋아하고 작은 바둑대회에서 우승한 적도 있다”며 “정부는 바둑기사가 혼신의 승부를 다하도록 바둑 진흥을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축제에선 한국의 이창호 9단과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가 팀을 이뤄 중국의 창하오 9단과 노영민 주중 한국대사 팀과 맞대결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반상외교는 북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바둑회관 건립 등을 통해 국내 바둑 메카로 자리잡은 경기 화성시에서 북한에 바둑대회 개최를 제안할 계획이다. 화성시 관계자는 “세부적인 일정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조만간 북한에 바둑대회 개최 의사를 전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국 규모로 진행되는 북한의 ‘정일봉상’ 대회에서 북한 선수들이 바둑을 두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전국 규모로 진행되는 북한의 ‘정일봉상’ 대회에서 북한 선수들이 바둑을 두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베일에 싸인 북한의 바둑 기력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로 제도가 없어서 정확한 실력을 가늠하긴 어렵지만 현재 3만여명의 바둑 인구를 가진 북한의 실력은 결코 약하지 않다는 게 바둑계 안팎의 평가다. 지난 2005년 5월 일본 나고야에서 열렸던 ‘제26회 세계아마추어바둑선수권대회’에서 북한의 조대원 선수가 당시 한국의 아마 간판 대표로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서중휘 선수를 이기면서 화제를 낳기도 했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는 남북 관계에서 바둑이 오작교 역할을 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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