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년 새해를 맞아 조금은 남다르게 한 해를 시작하고 싶은 지구촌 주민들이 세계 곳곳에서 열린 북극곰 수영대회에 참가해 차가운 물 속에 뛰어 들었다.
미국과 캐나다에 몰아친 혹한에도 불구하고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코니 아일랜드와 캐나다 밴쿠버 잉글리쉬 만에서 많은 참가자들이 영하 8~10의 강추위에 북극곰처럼 용감하게 바닷물로 달려 들어 갔다.
1903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115회를 맞는 코니 아일랜드 북극곰 수영대회 행사는 지난 100년 동안 두 번째로 추운 한파가 몰아쳐 참가자가 9백여 명으로 작년에 비해 절반 이상으로 급감했다. 밴쿠버에서 열린 행사도 이번이 98회로 2,000여 명 이상의 참가자들이 바다를 향해 달려가 몸을 담갔다.
이탈리아 로마에선 수영복을 입은 시민들이 활기찬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15미터 높이의 다리에서 다이빙 해서 티버강으로 뛰어 내렸다.
북극곰 수영대회의 참가자들이 북극곰이나 순록, 천사, 굴뚝청소부, 프로레슬러 등 다양한 분장으로 대회에 참석해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50세 여성은 지난 한 해를 팍팍하게 보낸 뒤 자기 자신을 “정화하고 싶다”고 말했으며, 또 다른 참가자는 “새해를 맞이하며 내게 충격을 줄 만한 뭔가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티셔츠만 입은 70세 남성은 “친구가 작년에 도전했기에 올해는 자신이 해보기로 했다”고 참가 소감을 전했다.
차가운 바다와 강, 얼어붙은 호수에서 맨 몸으로 추위와 맞서는 행동을 통해 사람들은 한해 동안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강인하게 견뎌내겠다는 다짐을 했을 것이다. 그 마음들이 따뜻한 봄이 오고 더운 여름이 가고 결실의 가을이 될 때까지 잘 버텼으면 하는 바람이다.
홍인기 기자
정리=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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