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여당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들 “내가 문재인 맨”

알림

여당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들 “내가 문재인 맨”

입력
2018.01.04 17:24
10면
0 0

대통령 지지율 70% 고공행진에

‘黨 경선이 본선’ 선거지형 유리

친문 표심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비문들도 ‘文 마케팅’에 적극적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후보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광화문 광장을 방문, 시설현황에 대해 브리핑을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후보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광화문 광장을 방문, 시설현황에 대해 브리핑을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6•13 지방선거 신년 여론조사에서 여당 프리미엄이 확인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출마자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문재인 마케팅’이 불 붙고 있다. 민주당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선거 지형이 유리하다 보니 친문 표심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문재인 마케팅은 특히 비문(비문재인) 진영으로 분류됐던 인사들에서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당내 경선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권리당원들이 대부분 친문 성향인 상황에서 허약한 당내 기반을 구축해 나가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3선 타이틀 방어전에 나선 박원순 서울시장 측은 ‘문재인 정부와 박원순의 서울시’를 동일시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박 시장은 최근 민주당 서울시당 신년하례회에서 “선거 중에 문 대통령이 서울시의 인재를 쓰겠다고 해서 그렇게 하라고 했다”며 “적폐청산과 국민들의 삶을 해결하는 데 서울시가 나름 기여하고 있어 자부심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 박 시장과 함께 일하다 청와대에 간 인사들이 많고 서울시 정책 벤치마킹도 현 정부에서 활발하다는 점을 근거로 문재인 정부와의 인연을 강조한 것이다.

또 다른 서울시장 후보군인 박영선, 민병두 의원 역시 각각 ‘MB(이명박 전 대통령)저격수’ 면모를 과시하거나, 정권 핵심 인사들과 팟캐스트 진행에 나서는 등 친문과 코드를 조율하는 행보를 선보이고 있다.

이날 충남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 한 양승조 민주당 의원의 첫 일성 역시 “문재인 맨(man)”이었다. 양 의원은 출마선언문에서 “문재인 당 대표 시절부터 사무총장을 맡아 지근 거리에서 모신 것은 큰 기쁨이자 자부심이었다”고 언급하며 친분을 과시했다. 당 안팎에선 충남지사 출마 채비에 나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을 견제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당 내부 경쟁이 치열할수록 문재인 마케팅은 더욱 적극적이다. 안철수 계로 민주당에 발을 들인 윤장현 광주시장은 재선이 불안해지자, 지난해 10월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시구를 위해 광주를 찾은 문 대통령을 밀착 수행하며 눈도장을 찍기도 했다. 민주당에서 광주시장은 이용섭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강기정 전 의원 등 친문 후보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이 밖에도 대전시장을 노리는 이상민 의원은 문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는 모습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프로필 사진으로 교체하는 등 ‘비문 세탁’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문재인 마케팅이 봇물을 이루는 데는 지지율 70% 고공행진을 달리는 문 대통령의 후광효과를 무시할 수 없어서다. 실제 한국일보 신년 여론조사 결과 60%가 넘는 국민들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봤다. 역대 지방선거가 정권 심판론 장으로 활용되면서 여당 후보들이 정권과 거리 두기에 나섰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일각에선 친문 성향 후보들이 고전하고 있는 것도 오히려 문재인 마케팅이 득세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친문 핵심 ‘3철’ 중 두 명인 전해철 민주당 의원과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각각 경기지사와 부산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여론의 반응은 아직 뜨뜻미지근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사실상 성골 친문들이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 보니 도리어 친문 지지자들의 눈도장을 찍기 위한 내부 경쟁이 더욱 과열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