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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 뚫고… 일본 ‘서민 마라토너’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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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 뚫고… 일본 ‘서민 마라토너’의 힘

입력
2018.01.03 16:5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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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우치 미국 마라톤 우승

일본의 '서민 마라토너' 가와우치 유키가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열린 마쉬필드 마라톤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일본 육상 뉴스 캡처
일본의 '서민 마라토너' 가와우치 유키가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열린 마쉬필드 마라톤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일본 육상 뉴스 캡처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열린 마쉬피드 마라톤에서 일본 마라토너 가와우치 유키(31)가 2시간 18분 59초의 기록으로 맨 처음 결승선을 통과했다. 1등의 순위보다 중요한 건 영하 20도의 추위를 뚫고 달성한 그의 완주 기록이다. NBC스포츠에 따르면 이는 그의 통산 76번째 ‘2시간 20분 이내’ 완주기록이다. 더그 커티스(66ㆍ미국)가 갖고 있던 75회 기록을 깨뜨리며 세계 기록을 세운 것이다.

가와우치는 ‘서민 마라토너’로 유명하다. 그는 전문 마라토너가 아니라 일본 사이마타현에서 일하는 일반 공무원이다. 어린 시절부터 달리기에 재능을 보였으나 프로 육상팀에 들어가지 않고 ‘그저 즐기기 위해서만’ 달리기를 선택했다. 고등학교 때 부친이 돌아가신데다 부상도 겹쳐 암흑기를 겪었지만 다시 마라톤을 놓지 않았다. 그는 하프마라톤 도전을 거쳐 2009년 처음 마라톤 풀코스에 출전해 2시간 19분 26초라는 놀라운 데뷔 성적을 거뒀다.

이후 꾸준히 대회에 나선 그는 2011년 도쿄마라톤 3위 기록을 낸 데 이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국제적인 전문 마라토너 사이에서 ‘서민 마라토너’가 거둔 쾌거다.

이날 맹추위를 이겨내며 마쉬필드 마라톤을 완주한 후 가와우치는 일본 육상뉴스에 “다리가 잘 안 움직여질 정도로 추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당시 그는 “5km쯤 뛰었을 때 마라톤 시작 후 처음으로 ‘이게 뭐하는 짓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햇살이 따듯해진 후에야 빨리 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눈코입을 제외하고 몸을 전부 덮는 전신타이츠를 입고 뛰었다. 그러나 바람은 매서웠고, 절반쯤 달렸을 때 그의 얼굴엔 하얀 성에가 가득했다.

한국마라톤협회 관계자는 “가와우치는 너무 잘 뛰기 때문에 일반인으로 볼 수 없다”며 “일본은 한국과 달리 엘리트 체육보다 생활체육이 발달해 전문 선수 등록을 거치지 않고도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전신 타이츠를 입으면 땀이 얼어서 피부에 상처를 낼 수 있어 헐렁한 옷을 입는 게 좋다”며 “하지만 가와우치는 워낙 어린시절부터 오래 훈련을 한 사람이라 추위엔 단련이 돼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와우치의 새해 목표는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 그는 다음달 일본에서 열리는 기타큐슈 마라톤과 3월 대만에서 열리는 완진시 마라톤을 거쳐 4월 보스턴 마라톤에 출정할 계획이다. 김주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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