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로부터 글을 써서 보내야 한다는 메일을 받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이 ‘2018년에도 글을 쓰게 됐네!’라는 거였습니다. 글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을 때는 2017년만 쓰는 걸로 생각했는데 해를 넘겨서도 글을 쓰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생각하게 된 것이 ‘그러면 새해 첫 글인데 뭐를 쓰지?’였습니다. 생각해보니 이 글쓰기가 아니었으면 어쩌면 아무 생각 없이 새해를 맞이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생각 없이 새해를 맞이할 뻔했구나 하고 생각다 보니, 나는 정말 새해를 성의 없이, 애정 없이, 그리고, 기대나 소망 없이 맞이했을 거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습니다. 그리고 덕분에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새해는 어떤 해가 되었으면 좋을지 생각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일까 전에는 3주마다 돌아오는 이 글쓰기가 부담스러웠는데 이번에는 고맙게 느껴지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새해 첫 글이니 따듯하고 희망찬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8년 새해에는 우리 사회가 어떻게 되어야 할까요? 어떤 사회가 되기를 여러분은 소망하나요? 저는 덕담(德談)이 많아지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면서 실망과 함께 불만이 있었는데 미국 우선주의로 국제질서를 흔들어대는 정책도 마음에 들지 않고 걱정이 되었지만 그의 저질스런 말이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너무도 걱정이 되었습니다. 전 세계에 엄청난 영향력이 있는 미국의 대통령이 어떻게 저런 저질스런 말을 쏟아내고 있는지. 그 사람은 그렇다 치고 그런 사람인 줄 알고 그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은 미국 국민들의 선택이 이해가 되지 않으면서 걱정을 넘어 차라리 절망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전 세계의 지도자들이 트럼프를 닮아 막말을 하는 데 앞다투고 있고, 우리의 정치 지도자들도 막말을 해대고 있습니다. 이것은 욕하면서 닮는 것을 넘어 트럼프가 막말을 해서 대통령 되는 것을 보고는 막말을 잘 하는 것을 마치 정치 자산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런 지도자들을 보는 것이 우리 국민은 얼마나 슬픈지, 이런 행위가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은 어떨지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자신의 강성을 드러내고 그렇게라도 하여 자기를 부각시키고 인식시키려고 드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우리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크게 걱정을 합니다. 사실 막말 사회가 되는 것이 일시적으로 경제가 어려워지는 것보다 더 걱정스러운 것입니다. 언젠가 차를 타고 가는데 중 3이나 고 1쯤 되어 보이는 학생들이 같이 차를 탔습니다. 그런데 타자마자 나오는 말이 ‘쌍욕’이었고, 주변 사람이나 어른들 상관치 않고 막말을 해대는 것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여학생이 남자 친구인 듯한 학생을 완전히 깔아뭉개는 말을 해대는데 어떻게 저 예쁜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올까 의아스러웠고, 얼마나 속이 화나 미움으로 가득 차 있으면 입을 열자마자 용수철 튀어나오듯 터져 나올까 걱정이 될 정도였습니다.

입에서 막말이나 저주밖에 나오지 않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입니다. 안에 있는 것이라고는 미움과 분노밖에 없어서 그것이 튀어나오는 것이니 말입니다. 그러므로 저주를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저주를 받는 사람, 곧 남 때문이 아니라 자신 때문이지요. 우리가 복을 빌어주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복을 빌어주면 복을 받는 사람을 행복하게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이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행복한 사람에게서만 축복이 나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복을 빌어주면서 나도 행복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우리사회가 새해에는 작년처럼 막말을 자랑삼지 않고 덕담과 축복의 말을 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이 새해 소망입니다.

김찬선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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