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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와 혁신 외침 속 묻어난 고민 "사회적 책임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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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와 혁신 외침 속 묻어난 고민 "사회적 책임을 다하자"

입력
2018.01.02 20:0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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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ㆍSKㆍ현대자동차그룹… 재계 시무식마다 강조한 메시지

“사회공헌 활동 앞장서 달라” 당부

文 정부 경제정책 고민 역력해

대기업 갑질 논란 반성도 담겨

삼성전자 김기남 사장이 2일 오전 경기 수원시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올해 경영방향을 밝히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김기남 사장이 2일 오전 경기 수원시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올해 경영방향을 밝히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생존을 위한 변화와 혁신’은 국내 대기업들이 새해 경영 방향을 제시하는 신년사에서 오랫동안 빠지지 않는 키워드다. 최근 몇 년 사이 ‘현장중심’과 ‘책임경영’도 신년사의 단골 메뉴로 발돋움했는데 올해는 하나가 더 추가됐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다.

고유가와 불안한 환율, 금리 인상, 최저임금 상승, 북핵 문제와 미ㆍ중 갈등 등 다양한 위험 요인과 맞서야 하는 주요 기업들은 올해도 변화와 혁신을 주창한 뒤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다짐으로 신년사를 마무리했다.

2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사장단과 임직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삼성전자 시무식에서는 김기남 DS부문장(사장)이 10만 임직원을 대표해 올해 경영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 2인자에 오른 김 사장의 첫 신년사다. 그는 “과거의 관행과 업무 방식에서 과감히 탈피하고 새로운 마음가짐과 재정비된 조직을 바탕으로 질적인 도약을 이루자”며 “고객과 사회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초일류 회사로 거듭나자”고 말했다.

사회적 기업에 열성적인 최태원 SK 회장은 사회적 가치 창출에 방점을 찍었다. 최 회장은 “더블 보텀 라인(경제적ㆍ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을 추진해야 한다”며 “앞으로는 사회적 가치가 상품의 가치를 좌우하는 시대가 되기 때문에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고객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협력사와의 동반성장과 일자리 창출,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서달라”고 임직원에게 당부했다. LG그룹 시무식을 주관한 구본준 LG 부회장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정도경영에서 한 발 더 앞서 나가야 하고 끊임없는 사업 혁신을 통해 국가 경제에 공헌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통 기업답게 ‘사회 흐름과 고객이 원하는 가치 창출’을 강조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사회적 책임을 빼먹지 않았다. 신 회장은 “투명성을 갖추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경영 활동을 하자”며 “임직원 여러분들이 사회와 국가의 발전에 함께 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쟁력 강화로 시작해 동반성장으로 마침표를 찍은 신년사도 적지 않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상생경영으로 건전한 경제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힘써달라”고 했고, 황창규 KT 회장은 “우수 중소기업 발굴과 해외시장 동반진출 등 협력사 성장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 역시 “역량 있는 협력사를 발굴하고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해 동반성장하도록 끌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행복한 직장이 유독 강조됐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경영성과는 행복한 구성원에게서 나오기 때문에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를 마련하자” 밝혔고,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은 “우리의 제1 고객인 가맹점주를 감동시키는 경영을 실현하겠다”고 했다.

재계가 일제히 사회적 책임을 지향하는 것은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과 무관하지 않다. 정책 방향이 더불어 잘 사는 사람중심 경제인 데다 김상조 위원장이 이끄는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 갑질 근절을 정책 목표로 내세웠다. 지난해 최순실씨 국정농단 연루로 인한 비판, 협력사나 가맹점에 대한 갑질 같은 기업 발(發) 논란에 대한 반성 성격도 적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만큼 정도를 걷는 ‘착한 기업’으로 인정받는 게 중요한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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