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문제 중국 역할은

미국의 군사적 옵션 등 대북 압박이 ‘도움’ 53.9%
지난 11월 9일 오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중 환영행사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민들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국의 이른바 ‘쌍중단’(북핵 미사일 도발과 한미군사훈련 동시중단) 협상보다는 군사적 힘으로 대북 압박에 나서는 미국의 강경 대응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듭된 유화 손짓에도 군사 도발을 거듭하는 북한 정권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졌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갈등을 겪으며 중국에 대한 반감이 커진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28일 한국일보와 정세균 국회의장실이 공동으로 실시한 남북관계 및 외교안보 분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북 군사옵션까지 천명한 미국의 대북 강경책이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은 53.9%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의견(42.8%)보다 높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최근 신안보전략보고서를 발표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압도적 힘으로 북한의 침략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천명한 바 있다.

반면 중국이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는 쌍중단 협상 방안에 대해선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57.2%에 달했다. 쌍중단 해법을 지지하는 의견은 37.3%에 그쳤다. 적법하게 계속돼 온 방어 차원의 한미 훈련과 불법적인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맞바꾸는 것은 등가성 측면에서 맞지 않다는 논리에 더 공감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에 대해 북핵 미사일 위협이 선언적 수준을 넘어 한반도 전쟁 위기로까지 대두되면서 대화나 협상보다는 강력한 압박과 제재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이라 봤다. 두 번의 보수정권을 거치는 동안 남북관계가 완전히 단절된 것 역시 한미 동맹 강화에 대한 지지를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사드 배치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았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특히 중국역할론에 대한 회의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정한울 여시재 솔루션 디자이너는 “북핵 문제에서 중국이 나서줄 것이란 기대감이 컸지만,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부정적 평가가 높아지는 상황이다”며 “국내 사드 배치를 두고 노골적인 압박을 가한 것이 중국에 대한 반감이 커진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의 한중정상회담에 대해선 긍정 평가가 많았다. ‘한국에서 사드를 완전히 철수하지 않더라도, 중국의 경제보복은 약해질 것 같다’는 의견이 67.7%에 달하며 한중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홀대 논란 등 방중 성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문 대통령에 대한 높은 국정지지율이 반영됐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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